[투자전략] '엔저·원고'에 발목 잡힌 한국 증시 … 환율 여파, 언제까지?


2일 장중 2050대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2030선에 턱걸이했다. 외국인은 엿새 연속 '매수' 기조를 유지했지만 투신을 중심으로 기관투자자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이날 코스피 하락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60원 대에서 움직이다 1057원으로 떨어졌다" 며 "장 초반 강한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가 기업공개(IPO) 재개 소식에 장중 2% 넘게 빠진 것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는 IPO를 대기 중인 700여개 기업 중 50개가 내년 1월 말 기업 공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급 우려가 커졌다.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주목했다. 이번 FOMC에서 양적완화 유지에 무게를 두는 '비둘기적 스탠스'가 확인되면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출구전략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선 시중금리 안정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며 "양적완화 유지 의지가 확인된다면 주가 상승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도 출구전략 이슈가 없을 것" 이라며 "대외 불안 요인이 없어 연중 고점을 넘어서기에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조합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엔화 가치는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은 1060원 선이 무너졌다. 원·엔 환율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엔화 약세·원화 강세'는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전기전자 업종은 국내 증시를 이끄는 시총상위 종목들로 구성돼 있어 타격이 크다는 설명이다.

업종별로는 엔저의 여파가 크지 않은 정보기술(IT), 화학, 은행 등 경기 민감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