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빅3' 연금보험 공시이율 일제히 낮춰

저금리 고착화로 운용자산 수익률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일제히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낮췄다. 생보사가 제시하는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나중에 받게 되는 연금 수령액이 줄거나 중도 해지 때 받는 해약환급금이 줄어들게 돼 가입자들에게 불리하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교보 한화 등 생보사 ‘빅3’가 이달 적용하는 연금보험 평균 공시이율은 연 3.94%로 전달 보다 0.04%포인트 낮아졌다. 공시이율은 국고채, 회사채, 통화안정증권 등 지표금리와 보험사의 운용자산 수익률을 반영해 매월 결정된다. 지속적으로 운용자산 수익률이 떨어지자 생보사들이 신규 판매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공시이율을 낮춘 것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3개월째 연 3.95%를 유지하다 이달에는 0.05%포인트 낮은 연 3.9%를 적용키로 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전달보다 각각 0.05%포인트, 0.01%포인트 낮은 연 3.96%, 3.97%를 공시이율로 결정했다.

보험사 한 임원은 “외환위기 직후 판매한 확정 고금리 상품에서 역마진을 보고 있는 데다 운용자산 수익률 하락분을 가입자에게 일부 전가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생보사에 비해 전반적으로 공시이율 수준이 낮은 손해보험사들은 조정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손보사 ‘빅3’ 중에서는 삼성화재과 현대해상을 제외한 동부화재만 이달 적용하는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전달보다 0.15%포인트 낮은 연 3.8%로 결정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