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8대스펙, A매치데이, 슈퍼고졸… 이런 신조어 아시나요?

[ 김봉구 기자 ] 구직자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취업 8대 스펙' 'A매치 데이' '슈퍼 고졸' 같은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채용시장 변화에 따른 달라진 세태를 반영하는 용어들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채용 시장 신조어' 핵심 키워드를 선정해 공개했다.○ 취업 8대 스펙

기업들의 입사 경쟁률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생긴 용어. 기존 취업 5대 스펙(학벌 학점 TOEIC 어학연수 자격증)에 봉사, 인턴, 수상 경력까지 더해진 '취업 8대 스펙'을 갖춰야 취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부 기조에 따라 기업들도 최근 스펙 중심 평가에서 벗어난 채용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하지만,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의 87%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구직자의 약 84%가 여전히 스펙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A매치 데이

축구경기 용어가 아니다. 원래 축구 국가대표팀 간 경기일로 정해진 날을 가리키는 이 용어는 구직자들 사이에선 주요 기업의 인·적성검사 등 채용시험이 하루에 몰려있는 날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한 우수인재를 경쟁 기업에 빼앗기는 것을 막기 위해 같은 날 시험을 치르는 관행이 굳어지고 있다. 올해는 지난 10월19일이 A매치 데이였다.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 6곳이 이날 일제히 입사 시험을 치렀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합류해 같은 날 시험을 시행했다.○ 슈퍼 고졸

고졸채용 문화 확산으로 명문대 졸업자도 뚫기 어렵다는 대기업이나 공기업 입사에 성공한 이른바 '슈퍼 고졸'의 취업성공 스토리가 눈에 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출신 등 이들 고졸자는 일찍부터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거나 자신만의 스토리와 차별성을 갖춰 취업에 성공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이런 슈퍼 고졸은 몇몇 사례에 불과하다는 '불편한 진실'도 있다. 대부분 고졸자는 취업시장에서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거나, 취업 후에도 대졸자와의 차별을 못 이기고 결국 다시 진학을 준비하고 있어 슈퍼 고졸은 고졸자 내부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용어이기도 하다.○ 서버 전형

일명 '사이트 전형'으로도 불린다. 기업 온라인 채용시스템에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지원을 못하게 된 경우를 의미한다. 때문에 "서류 전형 전에 서버 전형부터 거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올 하반기 채용에서도 채용사이트 접속이 폭주하며 LG전자, 포스코 등이 마감시간을 연장한 바 있다.

○ 페이스펙

'페이스(face)'와 '스펙(spec)'의 합성어로 얼굴도 중요 스펙이 된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 때문에 취업 성형까지 불사하는 구직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기업 인사담당자 대부분(84%)이 지원자 외모가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57%)은 스펙이 다소 부족해도 외모가 빼어난 지원자에 좋은 점수를 주거나 합격시킨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취톡팸

취업과 카카오톡, 패밀리의 줄임말로, 카카오톡에서 취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모임을 뜻한다. 취업준비생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채용 정보를 공유하며 바쁘게 취업 준비하는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이 밖에도 기업이 트위터·페이스북 등의 계정에 채용정보를 올리고 구직자가 댓글을 달면 채용하는 방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구인·구직활동을 뜻하는 일본어 '소카츠', 해외 대학을 다니면서도 해외 취업을 포기하고 국내 취업을 위해 국내 대학으로 편입하는 유학생을 뜻하는 '리턴트족' 등의 신조어가 주목받았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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