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학기제 첫 '기술대장정' 나선 중학생들 "꿈 찾아 떠나는 여행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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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현대重·두산重 등 견학하며 기술명장 만나“다양한 기술을 체험해보고 진로를 결정하고 싶어요.” “꿈 찾아 떠나는 여행 설레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마련한 ‘기술대장정’에 참가한 삼각산중(서울 미아동) 1학년 학생 60여명이 4일 대전 도룡동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정보통신전시관을 찾았다. 소란스럽던 학생들은 홍지혜 ETRI 큐레이터가 각종 기술을 설명하자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20여가지 최신 기술이 소개된 가운데 원격의료 서비스 기술 설명에선 탄성과 박수가 이어졌다. 40분에 걸친 기술 체험이 끝나자 학생들은 “우리 기술이 이 정도로 앞서 있는지 몰랐다”며 “더 보고 가면 안되겠냐”고 입을 모았다. 삼각산중의 기술대장정은 ETRI를 시작으로 5일 포항가속기연구소(포항)와 현대중공업(울산), 6일 창원 두산중공업과 현대위아,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등을 방문하는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동섭 배관 명장(현대중공업), 김병희 전산응용가공 명장(두산중공업), 김기하 금속재료 명장(현대위아) 등과 만나는 시간도 갖는다.
기술대장정은 박근혜 정부의 초·중·고 교육 분야 주요 국정과제인 ‘자유학기제’를 활용하는 교육부와 고용부의 첫 협업 사례다. 송영중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학기당 2회로 늘리고 참여 학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기술대장정이나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희망하는 학교는 지역 교육청이나 공단의 24개 지역본부에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는 제도다. 지난 9월 삼각산중을 포함한 전국 42개 학교가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2016년 3월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가 시행한다. 기술대장정은 학생들보다 학부모들에게 호응이 높았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양인옥 교사는 “삼각산중 학생들은 주로 인문계에 진학하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보다 다양한 길을 찾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군은 “현대중공업이 어떤 회사인지, 기술 명장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는데 배나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대전=임호범/강현우 기자 i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