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실각' 파장] 장성택 매형·조카 소환 숙청 도미노?…김정은 '1인지배' 가속

김정은 체제 2년…당·정·군 요직 절반 교체

정부, 최용해와 권력 투쟁 부인…가택연금설도
실각설 나온후 北매체 '김정은에 충성' 강조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이 전해진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지 만 2년이 되는 시점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후견인이자 권력 2인자로서 주요 정책을 주도해온 장성택을 권력 무대에서 끌어내림으로써 다시 한번 자신이 ‘홀로서기’에 성공했음을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성택·김경희 신변은 이상 없어 4일 통일부에 따르면 2011년 12월 권력을 물려받은 뒤 김정은은 노동당 부장급 이상, 정부의 상(우리의 장·차관급)급 이상, 군대의 4대 핵심 보직 등 주요 간부 214명 가운데 97명(44%)을 교체했다. 특히 군부의 경우 핵심 요직을 대상으로 승진과 강등을 반복하며 군부 길들이기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아버지인 김정일 시대의 원로들을 신진세력으로 교체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장성택의 실각설 역시 이 연장이라는 것이 정부 안팎의 평가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확인하며 “그 배경은 (권력투쟁과 김정은의 의도적 숙청) 두 가지가 겹치지 않았을까,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체제’의 권력 공고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게 사실이고, 이를 숙청으로 본다면 그런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장성택의 주변 인물에 대한 숙청 작업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장관은 “장성택 관련자들에 대한 숙청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매형인 전영진 쿠바 대사와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가 최근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지도부 내 장성택 계열 인사들에 대한 숙청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류 장관은 다만 장성택과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의 신변에 대해선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성택의 입지가 흔들린 것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은 대내외에 자신의 리더십이 공고한 위치에 올랐음을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류 장관은 “김정은의 리더십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공고하다”고 말했다.

○장성택 실각, 김정은 주도로 류 장관은 또 최용해 총정치국장과의 권력 투쟁이 장성택 실각설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것과는 깊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답했다. 김정은의 주도로 이뤄졌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장성택의 실각이 장기적으로는 체제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집권 이후 핵심 권부에 대한 숙청이 이어졌다. 한 대북소식통은 “‘언제 어떤 빌미로 숙청당할지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지도부의 복지부동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김정은에 대한 이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장성택의 가택연금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류 장관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혁명적 신념은 목숨보다 귀중하다’는 제목의 글에서 “혁명적 신념에서 탈선하면 누구든 용서치 않는다”며 “적들 앞에 투항하고 딴 길을 걷는 사람만이 배신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