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에 꺾인 행복주택…목동·잠실·송파·고잔·공릉 무기 연기

지정 하루만에 번복
행복주택 시범지구 5곳의 지구지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는 5일로 예정했던 서울 공릉·잠실·송파·목동·안산 고잔 등 5개 행복주택 시범지구에 대한 지구지정을 보류한다고 4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당초 5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지구지정을 심의해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전날 오후 갑작스럽게 심의 일정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정렬 국토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은 “지구지정에 앞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어 추가 의견을 수렴한 뒤 지구지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이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목동지구를 찾아 주민 설득에 나섰다. 서 장관은 목동 행복주택 건립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신정호 목동지구 비대위원장은 서 장관에게 “행복주택 시범지구 발표가 나온 지 6개월이 흘렀지만 국토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장관의 방문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은 황규돈 공릉지구 비대위원장은 “내일도 지구지정 철회 시위에 나설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