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부모의 일터에서 꿈 찾은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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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들 / 백창화·장혜원·정은영 / 물병자리 / 256쪽 / 1만5000원서울에서 경남 통영으로 내려온 한 출판사 팀장 부부는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찾다가 전남 구례군 지리산 농부 홍순영이 재배한 쌀을 찾아냈다. 직접 산지로 찾아가 구입하면서 한 가족의 삶을 만났다. 갓 스물을 넘긴 아가씨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땅을 가꾸고, 햇살과 바람에 가슴을 펴고, 환하게 웃음 짓는 모습을 봤다. 팀장은 이 아가씨처럼 작지만 빛나는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또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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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청년들이 하는 일은 인기 직업은 아니다. 조금은 힘든 일들이다. 하지만 일에 대한 그들의 자긍심과 확신은 누구보다 크고 단단하다. 저자들은 이들의 선택이 부모에 대한 존경심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이들의 삶은 순간의 큰 깨달음으로 인한 극적인 방향 전환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소소한 일상에서 건져올린 작은 발견과 감동이 쌓여 만들어진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