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수입차 총결산…디젤·폭스바겐·15만대

Car&Joy

디젤, 톱10 중 8대가 디젤차
폭스바겐, 벤츠 제치고 2위 진격
15만대, 시장 규모 날로 커져
안녕하세요.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계산적인 사나이, 차정산입니다. 12월입니다. 올해도 다 갔네요. 올 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크게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디젤 차량 전성시대, 폭스바겐의 약진, 연간 판매량 15만대 돌파로 말이죠. 올 들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 ‘톱10’(1~11월 기준)을 분석해보면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 2013 Best Selling Model 10 (수입차)> 2013년 1~11월 누적 판매량 기준. 자료 :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1) 디젤차 전성시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디젤 차량을 좋아했을까요. 베스트셀링 10개 차종 중 8개가 디젤 모델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 E300과 도요타 캠리 단 2종만이 가솔린 모델이군요. 작년만 해도 캠리와 벤츠 E300, BMW 528 등 3개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인 도요타 프리우스 등이 10위권에 포진했는데요. 1년 새 톱10 명단에 이름을 올린 디젤 차량이 6개에서 8개로 늘어난 겁니다.

올해 1~11월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차종의 점유율은 62.2%입니다. 10대 중 6대는 디젤엔진을 달고 있다는 얘기죠. 작년보다 판매량이 46.6% 늘면서 점유율이 10%포인트 이상 높아졌습니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전통의 강자인 BMW 520d였습니다. 준대형급 세단으로 디젤엔진 특유의 높은 복합연비(16.9㎞/L)와 뛰어난 주행성능에 힘입어 2008년부터 6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올해 톱10 리스트에는 폭스바겐이 3개, BMW·벤츠·아우디가 각각 2개 모델을 올려 9개를 ‘독일 군단’이 사실상 싹쓸이했군요. 다른 나라 국적의 차량 중에는 도요타 캠리만 10위 안에 들어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2) 폭스바겐의 약진 올해는 ‘폭스바겐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8%나 늘어난 2만4226대를 팔았습니다. 1위 BMW(3만773대)에 이어 2위 자리에 오른 것이죠. 폭스바겐코리아가 2007년 국내에 진출한 지 6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입니다.

베스트셀링 모델에서도 폭스바겐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판매 순위 2위였던 캠리가 올해 8위로 내려앉았고, 그 자리를 작년 5위였던 폭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차지했습니다. 또 폭스바겐의 중형세단 파사트 2.0 TDI가 5위, 골프 2.0 TDI가 7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에 연간 판매량이 3만대를 돌파하는 것은 물론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BMW를 꺾고 1위에 등극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3) 웃는 자와 우는 자

올해 1~11월 국내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4만4092대로 전년 동기보다 19.9% 늘었습니다. 판매 증가폭이 지난해(24.6%)보다 둔화되긴 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5만대를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잘나가는’ 독일 3사 외에 다른 몇몇 브랜드들도 올해 눈에 띄는 성장을 했습니다. 포드코리아는 작년 동기에 비해 41.7% 증가한 6657대를 판매한 게 대표적이죠. 이 회사는 독일 3사(BMW·폭스바겐·벤츠)와 도요타에 이어 브랜드별 판매량 5위에 올랐습니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도 독일 3사와 경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4805대를 팔았습니다. 올해 전체 판매량이 5000대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포르쉐(1911대)도 4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올 연말까지 판매량이 2000대를 넘을 전망입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모든 업체들이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도요타는 올해 6877대를 팔았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9803대)과 비교해 29.8% 줄어든 수치죠. 한국닛산도 2.2% 감소한 98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습니다. 포르쉐의 절반 수준이네요. 특별한 반전의 계기가 없다면 내년에도 독일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일본차들이 약세를 보이는 ‘독강일약(獨强日弱)’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