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 "요즘 강남부자들은 '구분상가 '투자에 관심"

< 구분상가 : 개별점포 >

패션·대형 유통업체와
임대차 계약 미리 확정

목표 수익률 연 6%
아파트·오피스텔보다 높아
건물관리도 쉬워 인기
“요즘 강남권 신한은행 PWM(개인자산관리)센터 고객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상품은 ‘구분상가’입니다.”

지난 6일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 본사에서 만난 이영진 신한은행 투자자문부 부동산팀장(사진)은 “고객들의 부동산 투자 트랜드가 과거 재건축 아파트에서 수익형 주거상품(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으로 바뀐 후 다시 구분상가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구분상가란 건물의 층이나 호실과 같이 일정 규모별로 나뉘어 구분등기된 ‘개별점포’를 말한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나 새로 지어지는 중대형 상업 건물 등에서 주로 분양된다.

이 팀장은 “대형 유통·패션업체 등과 임대차 계약이 미리 확정돼 수익이 확실한 구분상가는 나오자마자 판매되는 바람에 물건을 찾기도 어렵다”며 “최근 서울의 한 주상복합 단지의 선임대 상업시설 분양현장에서는 보증금을 제외한 실투자금 20억~30억원대의 점포가 적지 않았는데도 나온 지 1주일 만에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구분상가는 아파트·오피스텔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높고, 중소형 건물보다는 비교적 관리가 쉬워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률은 연 6% 이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아파트 투자수익률(연 2~3%)보다 높다. 그는 “위례나 강남권의 일부 재건축 단지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지적인 현상일 뿐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살아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은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공급되다 보니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형 상가건물이나 원룸건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수월한 점은 구분상가의 큰 장점이다. 시설관리 등을 건물의 관리사무소 등이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전업 임대관리업을 할 생각이 없다면 중소형 건물보다 개별점포여러 개를 사는 편이 바람직하다”며 “중소형 상가건물의 영세한 자영업자들과 직접 기 싸움을 하는 일은 보통사람이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도 몇 해전 고객의 건물을 몇 달간 대신 관리한 경험이 있다. 그는 “매달 수도·전기세를 계산하고 관리비를 일일이 계산하는 것만해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며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시설이 고장났다고 전화하는 사람들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뻔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구분상가에 투자할 때 고려할 1순위는 어떤 임차인을 들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임대료가 부동산 가격에 의해 정해지는 게 아니라 거꾸로 상가 임대료에 따라 건물 가격이 책정되는 사례가 나올 만큼 임차인의 질이 중요해 졌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믿을만한 프랜차이즈 업체 등과 임대차 계약이 돼 있는 경우가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인근 지하철역, 승하차 인구 등 주변 상황을 잘 알아보면 좋은 상가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판촉을 적극적으로 하는 상가는 그만큼 미분양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며 “임대차 계약이 돼 있다는 광고가 거짓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 이 팀장은 “최근에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는 정원과, 커뮤니티 센터 등 각종 시설로 인해 상가 위치가 애매하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LH(한국토지주택공사)아파트나 지방의 아파트 같이 옛 스타일의 상가가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신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으로만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경우도 많아 주민의 동선에서 벗어난 상가는 활성화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