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표 해석 그때그때 달라요

같은 지표두고 해석 엇갈려
널뛰기 장세…코스피 2000 회복
미국과 유럽 증시에서 글로벌 주요 경제지표가 매번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똑같은 실업률·소비 관련 지표를 놓고도 때에 따라 조기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불거지는 악재나, 경기회복의 전조라는 호재로 달리 해석되고 있다. 덩달아 한국 증시도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01%(19.97포인트) 오른 2000.3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754억원)과 기관(1088억원)이 동시 순매수에 나서면서 4거래일 만에 지수 2000선을 회복했다. 한국전력이 5.05% 뛴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2.59%), SK하이닉스(2.39%), 삼성전자(1.82%), LG화학(1.54%), 현대중공업(1.36%) 등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올랐다. 이날 상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미국 소비경기 및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을 고조시킨 영향을 받았다. 11월 미국 비농업 취업자 수는 예상치 18만명을 크게 뛰어넘는 20만3000명으로 나왔고, 실업률은 전월보다 0.3%포인트 낮은 7.0%로 시장예상(7.2%)을 밑돌았다. 아시아 전역에 훈풍이 불면서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3% 상승했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0.87% 올랐다.

불과 하루 전인 5일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을 뛰어넘고, 11월 마지막주 실업자가 전망치를 밑돈 것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악재로 해석된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됐다.

똑같은 미국경기 회복을 나타내는 지표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코스피지수가 하루 20포인트 안팎으로 오르내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이후 시장이 경기지표를 그때그때 달리 해석하고 있다”며 “이번엔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기지표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