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미래 포럼] 한국, 데이터 생산·소비 '최고'…활용은 '바닥'

삼성경제연구소와 통신 장비업체 시스코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사용자의 1인당 월 데이터 트래픽량은 963메가바이트(MB)에 달한다. 서유럽(458MB), 북미(360MB), 아시아·태평양(86MB)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한 한국이 데이터 생산과 소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증거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경영에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드물다. 해외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이 금융상품 개발, 고객의 생산·판매시설 위치 선정, 소비 트렌드 파악을 위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권은 아직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많지 않다. 보험업체들이 빅데이터를 보험사기 분석이나 신규 고객 발굴에 활용하거나 신용카드사가 이상 결제패턴을 검출해 부정 사용을 사전 예측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열린 ‘금융권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빅데이터의 활용’ 세미나에서 “개인 정보유출 우려, 업무별로 단절된 데이터,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 때문에 국내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이 부진하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좋아하거나 심지어 모르고 있던 내용까지 먼저 제공하는 스마트금융 서비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관리와 분석에 필요한 지식 기반도 취약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5월 빅데이터 분야 국내 인력수요가 2017년까지 약 1만4000명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전문인력은 100명 내외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빅데이터 활용 수준도 걸음마 단계다. 국내 빅데이터 분석업계는 소셜 분석에 치중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쌓인 자동화 공정데이터, 금융데이터 등 활용 폭을 넓혀야 하는 대상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