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밀레니엄포럼 송년회] "2014년 화두는 저성장 탈출…노사 대타협과 공공·금융 개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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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부총리 "민간 불길 활활 타올라야"“재정에 기댄 경기 회복은 임시방편일 뿐, 무엇보다 민간의 불길이 타올라야 합니다.”(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업 근원 경쟁력 올려야 위기 극복
“내년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노사 대타협과 공공·금융부문 개혁이 필요합니다.”(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 10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포럼 송년회에 참석한 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내년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보이면서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위험 요인이 만만치 않은 데 대해 경계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반짝 회복에 그칠 수도
현오석 부총리는 축사에서 “내년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 궤도로 올라서느냐, 아니면 반짝 회복 후 다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향후 경제운용 방향과 관련, “경기 회복 모멘텀이 민간 부문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며 “경기 회복 온기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 안정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도 비슷한 견해였다. 그는 “올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가 내년에도 이어져 소비와 투자가 어느 정도 부진에서 탈출할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경제가 반짝 회복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특히 “기업 수익성 하락과 가계부채 문제가 계속될 경우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 가계 부채 증가, 미약한 세계경제 회복세 등을 내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들었다. 그는 “원화절상과 경상수지 흑자,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간 공존하는 일본형 불황을 닮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내년세계 경제도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의 수출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금융위기까지 발생시킨다면 세계 경제가 다시 한번 큰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은 “내년은 수입 증가율이 수출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 수입의 대부분은 생산 원자재나 투자에 쓰이는 자본재여서 경기를 뒷받침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정보기술(IT)이 견조한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자동차 석유 섬유업황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테이퍼링 채권시장 변동 확대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은 “내년 국내 주가는 미국 테이퍼링 영향보다 기업들의 실적에 달렸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높아지면서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 경기민감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봤다. 채권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김형태 원장은 “미국은 내년 3월부터 양적완화 축소 기조로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이 경우 채권시장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 금리가 오르면 한계업종 기업들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구조조정 압박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내년은 4% 안팎의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2015년 이후가 더 문제”라면서 “선제적이고도 효율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금융부문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10-10 밸류업 전략’은 이 같은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업 경쟁력 강화 주문
최병일 원장은 한국형 성장모델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성장과 복지가 함께하는 한국형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내년에 한국 경제는 노사 대타협과 공공·금융부문 개혁, 서비스분야 빅뱅, 대외 지향성 확대 등 네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경 원장은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더 견고해질 때까지 경기 대응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추후 경기가 확실한 회복 조짐을 보일 경우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재정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역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번 회복기는 과거와 양상이 많이 다르다”며 “위기 이후에도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