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증권, 옵션 주문실수 460억 손실…외국인 6000억 순매도…1970선 붕괴

네 마녀의 날 '충격'
‘네 마녀의 날(지수·주식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12일 자본금 268억원(3월 말 기준) 규모의 한맥투자증권이 코스피200옵션 주문 실수로 460억원의 손실을 냈다. 대규모 거래사고에다 외국인들이 프로그램 비차익매도를 포함해 총 6071억원 규모의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맥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9시2분께 12월물 코스피200콜옵션(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상품)과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상품) 거래에서 시장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내고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냈다. 거래가 체결됐기 때문에 한맥투자증권의 손실 금액은 460억원에 달했다.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이 파생상품을 사고팔 때 쓰는 매매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에 빚어진 사고로 파악하고 있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회원사 간 거래가 체결됐으면 구제 가능성이 있지만 이날 체결된 거래는 상대방이 개인 외국인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구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래소가 13일 일단 결제를 하고 한맥투자증권에 금액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13일 밤 12시까지 한맥투자증권이 거래소에 돈을 못 내면 회원자격이 박탈되고 계좌매매가 정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범상 한맥투자증권 대표이사는 “13일 이택하 한맥투자증권 회장 주재로 이사회 회의를 열고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까진 거래소에 결제대금을 납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이날 6071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코스피200 종목을 묶어 자동으로 사고파는 프로그램 비차익거래에서 508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04포인트(0.51%) 하락한 1967.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을 ‘하락’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