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까르띠에·오메가 '독보적 3강'
입력
수정
지면A25
'1초의 품격' 스위스 시계…브랜드가치 따져보니
상위 20개 시계 브랜드 가치만 25조원
인기 떨어진 '보메메르시에' 퇴출수순
스위스 시계의 브랜드 가치는 과연 얼마일까. 스위스의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인 BV4는 지난해부터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스위스 상위 20개 시계 제조업체를 골라 브랜드 인지도, 이미지, 경제적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브랜드 가치 순위를 매긴 것이다. 명품시계 시장에서 독보적인 상위 브랜드가 어디인지, 그리고 뜨는 브랜드와 지는 브랜드는 무엇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BV4가 최근 내놓은 올해 조사 결과에서 스위스 상위 20개 시계업체의 브랜드 가치는 총 217억3900만스위스프랑(약 25조7100억원)으로 평가됐다. 작년 첫 조사 때 207억4500만스위스프랑(약 24조3500억원)보다 5% 뛰었다.
BV4는 브랜드 가치가 많이 떨어진 시계로 ‘보메메르시에’(19위)와 ‘지라드페르고’(17위)를 꼽았다. 보메메르시에의 경우 1년 전보다 7% 하락한 3억1400만스위스프랑(약 3710억원)을 기록하면서 ‘위블로’(18위)와 순위가 역전됐다. 위블로의 브랜드가치는 10% 상승한 3억1700만스위스프랑(약 3748억원)으로 평가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리치몬트그룹 본사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보메메르시에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법인 리치몬트코리아는 이미 보메메르시에 사업을 완전히 접고 국내 한 수입업체에 판권을 넘겼다. 클래식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웠으나 글로벌 차원에서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명품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위블로의 약진은 대대적인 마케팅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스위스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구입한 세라믹을 쓰기도 하는 등 부품과 기술력 측면에서 명품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는 날 선 비판도 적지 않게 받는다. 기술력이나 품질보다는 월드컵 축구, 포뮬러원,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스포츠 후원을 통해 ‘남성 시계의 신흥 강자’라는 이미지를 단기간에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