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비상장 자회사간 합병에…법원 "주식 매입價 2배로 올려라"

소액주주 손 들어줘
삼성전자 자회사인 반도체 전(前)공정 업체 세메스가 인수합병한 비상장사 세크론의 주식 매수 청구 가격을 장외시장 가격이 아닌 수익가치를 토대로 재산정하라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0민사부(부장판사 이동욱)는 반도체 후(後)공정 업체인 세크론의 소액주주 김모씨 등 36명이 세메스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수가액 결정 신청에 대해 세크론의 보통주 1만5520주의 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8만5000원에서 17만7358원으로 재산정하라고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외 주식시장에서 불특정 다수 간에 이뤄진 거래가 아니라 개별 주주와 삼성전자 간 주식 매매계약을 통해 이뤄진 가격이어서 공정한 시장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며 “2010~2012년도 당기순이익 등 수익가치를 반영해 주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경제민주화 등으로 늘고 있는 비상장 대기업 계열사들의 합병을 위한 주식 매입 가격 산정 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메스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세크론 및 유지보수 업체 지이에스에 대한 흡수합병 계약을 맺고 지난 1월1일 합병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10월 세크론 임직원 등 108명으로부터 이 회사 주식 11만9730주를 주당 8만5000원에 사들였다. 세크론은 지난 10월 이 가격을 주식 매수 가격으로 공시했으나 소액주주들은 ‘불합리하다’며 주가 재산정을 법원에 신청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