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매각한 박지영 前대표 "재충전 후 새로운 도전 나서고 싶다"

“재충전을 하고 나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싶은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사진 왼쪽)는 19일 오전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회사 근처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가 컴투스 대표에서 물러나고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새 대표로 선임된 임시 주주총회가 끝난 직후였다. 1998년 컴투스를 창업한 지 15년 만에 회사를 떠나는 날이다. “마음 정리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정말 먹먹했다”고 입을 연 그는 “15년 전 컴투스를 세우고 즐겁게 일했지만 더 성장하는 기업을 이끌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 충전 기회를 갖기로 했다”고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또 “개인적으로도 내년이면 마흔이 돼 스스로를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고 가족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매각은 논의를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송 대표가 오랜 시간 게임 개발을 위해 노력한 것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컴투스가 게임빌에 꼭 필요하다는 점을 송 대표가 강조했고, 나만큼은 아니지만 컴투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컴투스의 경쟁력은 조직문화와 사람에 있다”며 “송 대표에게도 ‘좋은 사람들 놓치면 당신 헛돈 쓴 것’이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충분히 쉴 계획이다. 그는 “언젠가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고 나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복귀할 때 꼭 게임일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쉬는 기간에도 국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남편인 이영일 전 컴투스 부사장(오른쪽)은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 투자에 관심이 있다”며 “투자 쪽에 있는 분들을 만나보고 배워서 벤처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