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났다, 1982

이대호, 소프트뱅크와 148억
82년생 '개띠' 야구선수들 잇따라 FA 대형 계약
이대호, 추신수, 오승환, 정근우.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에 태어난 4명의 선수가 미국, 일본, 한국에서 잇따라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렸다. 이들 31세 개띠 동갑 선수는 한국 야구의 중흥기를 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승환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의 주축이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아 몸값을 더욱 높였던 선수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추신수다. 그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고교 졸업 이전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추신수는 지난 22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378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2001~2005년 마이너리그에서 뛸 당시 1만달러도 받지 못하던 추신수가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은 것.

23일엔 추신수의 고등학교 시절 부산지역 라이벌인 이대호에게서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계약금, 연봉을 합쳐 3년간 14억5000만엔(약 148억원)에 합의했다. 옵션으로 매년 최대 2억엔을 보태면 총액 20억5000만엔(약 209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는 지난 2년간 일본에서 꾸준히 활약하면서 일본 프로야구 현역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연봉 1~2위를 다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앞서 한국 최고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일본 프로야구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한신 타이거스는 지난달 22일 오승환의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에 이적료 5000만엔을 지급하고 오승환에게 인센티브를 포함, 2년간 총 9억엔(약 92억원)을 안겼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선수가 받은 최고액이다. 호타준족의 내야수 정근우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FA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달 17일 한화 이글스와 4년간 최대 7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역대 FA 몸값 2위이자 내야수 최고액이다. 오승환과 정근우는 고교 시절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며 아픔을 겪었지만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이 같은 결실을 맺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