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차이코프스키 오페라 '체레비치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크리스마스 시즌에 가장 인기 있는 공연물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호두까기인형’이지만 그의 덜 알려진 오페라 ‘체레비치키’도 정말 일품이다. 체레비치키란 러시아어로 ‘예쁜 구두’란 뜻이다. 우크라이나의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한 민담풍의 이야기인데, 차리나(러시아 황후 혹은 여황제)의 구두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갖고 싶다는 철없는 연인의 부탁 때문에 무작정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궁으로 향하는 대장장이 바쿨라의 여행담이다. 바쿨라의 모친인 과부 마법사 솔로카가 여러 명의 애인을 둔 것은 약간 성인용이지만 그 덕분에 애인들이 차례로 석탄 자루 속에 몸을 숨겨야 하는 포복 졸도할 코미디도 펼쳐진다. 호화찬란한 귀족들의 행진과 우아한 황실 발레, 다이내믹한 코사크 춤은 눈요깃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되는 해피엔딩이니 새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기에도 그만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