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지 못한 내 연금저축펀드

2013년 174개 평균 수익률 0.61%…예금금리에도 못미쳐
올해 연금저축펀드들의 운용 성과가 시중금리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4개 연금저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0.61%에 머물렀다. 시중은행에서 판매 중인 연금저축예금이 3.5%대 금리를 주는 데 훨씬 못 미치는 성적이다. 연금저축펀드가 ‘시중금리+α’ 수익을 얻기 위해 가입한 상품이란 점에서 기대 이하 성과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대부분 수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나 다름없다. 연금저축펀드 설정액은 지난 24일 현재 4조5628억원으로 작년 말(3조8696억원) 대비 17.9% 증가했다. 연말을 앞두고 40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을 얻기 위해 한 달간 652억원의 자금이 연금저축펀드로 들어왔다. 올 한 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1’(1902억원), ‘하나UBS인BEST연금1’(510억원), ‘KB연금가치주증권전환형’(260억원) 등 주로 국내주식형펀드가 차지했다.

하지만 개별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연초 이후 43.5%포인트 벌어져 투자 환경에 맞는 펀드 선별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올해 성과가 가장 좋은 연금저축펀드는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증권전환형자1’로 36.3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신영연금배당증권전환형자’(16.66%), ‘신한BNPP해피라이프연금글로벌ETF증권전환형1’(13.50%) 등이 10% 넘는 수익률로 선전했다. 반면 ‘우리행복연금차이나인덱스증권전환형자1’(-7.23%),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연금증권전환형자1’(-5.11%) 등 신흥국주식형 상품은 5% 넘는 손실을 냈고, 채권형펀드도 대부분 2% 미만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

연금저축펀드는 10~20년 투자하는 초장기 상품이어서 한 해 성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년 달라지는 투자환경에 맞춰 ‘펀드 갈아타기(리밸런싱)’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PB센터 연구원은 “내년 연금펀드 수익률을 높이려면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채권보다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지역별로는 경기회복세가 견조한 선진국 주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