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가족 4명이 1년 버린 쓰레기가 고작 1L ?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
비 존슨 지음 / 박미영 옮김 / 청림라이프 / 416쪽 / 1만5000원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비 존슨 씨네 가족이 작년에 배출한 쓰레기의 총량은 단 1L였다. 다른 가족들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식료품을 사고, 직장에 다니고, 학교생활을 하는 이 4인 가족에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는 쓰레기 배출 제로(0)에 도전하는 가족의 생활 엿보기다. 처음에는 그들 역시 매주 대형 쓰레기통이 가득 찰 정도로 배출하는 일상의 쓰레기를 당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물건의 상당수가 쓸모없다고 느끼기 시작했고 지나치게 ‘물건’에 가치를 두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은 불필요한 것을 다 떠나보낸 뒤 쓰레기 줄이기에 도전한다. 거절하기(Refuse)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재활용하기(Recycle) 썩히기(Rot)라는 5R 규칙을 만들고 실천한다. 저자는 마트에서 육류를 살 때 카운터에 유리병을 내미는 것으로 시작했다. 빵 코너에서는 천 주머니에 담고, 그물망에 야채를 넣어오고, 빈 병에 와인을 리필해주는 와이너리를 찾아간다. 비누 같은 생활용품은 비포장으로 파는 벌크 상품만 찾아다닌다. 치약은 베이킹 소다로 직접 만들고 칫솔은 나무로 돼 썩는 제품만 구한다.

이들의 쓰레기 없는 생활은 자연스럽게 적은 소비를 지향해 생활비 절감으로 이어졌다. 정크푸드와 가공식품을 먹지 않아 건강도 좋아졌다. 나아가 집에 가득 찬 물건들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 여행하고 운동하고 배우는 것이 삶의 중심으로 자리잡는다. 저자는 쓰레기 제로를 통해 삶을 단순화하면 더 누릴 수 있는 것이 많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