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 아동 공장 대신 학교 보내려면…선진국, 원조 보다 무역장벽 허물어야"

'EU 보호무역주의' 보고서
“아이들은 공장이 아닌 학교에 있어야 한다. 아이들을 학교로!”

반세계화론자들이 개발도상국의 어린이 노동에 반대하면서 내건 구호다. 이들은 세계화 때문에 이동이 자유로워진 자본이 저개발국에 진출해 그곳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으며, 어린아이들까지 노동 착취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비난한다. 몇 년 전 선진국 반세계화론자들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어린이 노동력에 의해 생산된 의류 생산업자들을 비난하면서 구매거부 운동을 전개했다.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도 어린이 노동을 통해 생산된 의류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결과는 엉뚱하게 나타났다. 몇 년 뒤 공장에서 일하던 어린이들을 추적한 결과 대부분이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전보다 더 열악한 근로조건과 낮은 임금으로 다른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여자아이들은 매춘에까지 내몰렸다고 한다.

어린이 노동은 민감한 부분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반세계화론자들의 의도가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현실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해 전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주의’에 관한 보고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U는 대개 아프리카와 남미의 빈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과 의류제품에 대해 수입금지조치와 맞먹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주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매일 6000여명씩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이렇다. 선진국 국민이 이런 식으로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신의 소득을 높여서 그중 일부를 떼어 저개발국 자선사업에 기부하는 행위는 위선적이다. 진정으로 저개발국 국민을 돕고 싶다면, 그들이 잘 생산하는 것을 세계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원조니 자선이니 하는 위선적인 행위보다는 자유무역 체제에서 저개발국들이 스스로 노력해 빈곤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도 인도주의적인 저개발국 지원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