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왜 이러나…유류할증료·항공세 부풀려 소비자에게 전가

여행산업

공정위, 온라인투어·내일투어 등 9社 적발
온라인투어를 비롯한 대형 여행사들이 여행상품과 별도로 부과되는 유류할증료 및 항공세를 허위로 부풀려 부과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여행사는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온라인투어, 모두투어네트워크, 노랑풍선, 웹투어, 여행박사, 내일투어, 참좋은레져 등 9개다.

업체별 적발 건수는 노랑풍선이 4198건으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투어(1720건), 내일투어(1176건), 인터파크투어(1051건), 웹투어(633건), 여행박사(597건), 참좋은레져(399건), 하나투어(196건), 모두투어네트워크(106건) 순이었다. 27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여행사는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면서 세금 및 유류할증료를 항공사가 고시한 금액보다 많게 표시했고, 항공권 발권 시점에 확정된 금액이 낮을 경우 발생하는 차액도 환불하지 않았다. 일부 여행사는 10만4100원인 유류할증료 및 항공세를 18만9800원으로 8만5700원(82%)이나 부풀려 받았다. 이들 여행사는 유류할증료와 항공세가 항공권 요금과 별도로 부과돼 합산되므로 화면에 노출되는 요금을 싸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대신 유류할증료 등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 여행사가 지난 6~7월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징수한 금액은 홍콩, 방콕, 오사카, 괌, 상하이, 세부, 시드니, 하와이 등 8개 노선에서 총 1만76건, 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를 비롯한 9개 여행사는 공정위의 방침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과다하게 부과된 유류할증료는 모두 환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사가 고의적으로 유류할증료로 이익을 보려고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며 “유류할증료가 매달 바뀌는 데다 환율까지 수시로 변동하고, 여행상품 특성상 예약 시점과 지급 시점, 발권일과 출발일이 모두 달라 변경된 할증료 차액을 일일이 반영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일부 상품의 경우 오히려 유류할증료를 적게 받은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여행객들의 이용률이 높은 노선을 선정해 진행돼 실제 부당 징수 사례와 금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향후 여행사들의 정상적인 유류할증료 부과 관행이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여행사가 유류할증료를 부풀리지 못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해외 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에 따라 여행사가 유류할증료를 여행상품 정보 가운데 전면에 표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유류할증료를 과도하게 받는 여행사는 우수 여행사 후보에서 제외하는 등 불이익도 주기로 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변동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해 매월 갱신해 부과하는 금액이다. 유가변동에 따라 매월 비용이 갱신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다는 점을 여행사가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세는 공항이용료를 비롯해 전쟁보험료,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운임과 별도로 청구되는 공과금으로 이 역시 나라마다 가격이 달라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