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주택거래 '맑음'…상가·토지는 '흐림'

전문가들이 본 2014 부동산시장 기상도

분양시장
위례·판교·세종시 등 '블루칩 신도시'가 주도

기존주택 거래
양도세중과 폐지 호재…강남재건축 시장 주목

수익형 부동산·토지
불황 타는 상가는 부정적…제주도·평택 땅 관심둘만
서울 위례신도시와 세종시, 혁신도시 등 새로 건설되는 전국의 신도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따른 여유계층의 부동산 투자가 주택 거래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소형 오피스텔 등 안정적 임대수익을 목표로 투자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공급과잉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신문이 분야별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올해 부동산 상품별 투자 전망’을 살펴본 결과,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 거래시장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았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과 토지 시장은 흐릴 것으로 예측됐다.

◆분양시장, 세종시·위례 ‘주목’ 올해 분양시장은 서울 강남과 위례신도시, 세종시, 혁신도시 등 이른바 ‘신도시 블루칩’이 주도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분양마케팅업체인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사장은 “작년처럼 올해도 서울은 강남권과 인접한 위례·판교와 도심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여전히 관심을 끌 것”이라며 “지방은 혁신도시와 광역시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실물경기 회복 △전세가격 상승 여부 △분양가격 등이 꼽혔다. 우호재 포스코건설 마케팅 파트장은 “항상 일정 수준의 주택 수요가 존재하는 도심권의 신규 단지를 주목해 보는 것이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며 “주택시장 침체를 감안해 분양가 적정성도 꼼꼼히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업체인 인창건설의 정일천 사장은 “올해는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가 2만가구로 예년보다 5만가구나 줄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은 상반기에 국민주택기금 융자 등 금융 조건을 활용해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남 재건축발 거래 확산될까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이 1% 상승하고 전셋값은 3% 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겠지만 수도권 외곽은 미분양 물량이 많아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져 전세에서 매매로 돌아서는 수요가 시장 반등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취득세 영구 인하, 전세가격 강세 등은 주택 구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발 양적완화에 따른 잠재적 금리 인상 가능성,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부채 문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약화 등은 집값 상승을 억누르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전무는 “1~2인가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며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로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거래시장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서울 강남 재건축 추진 아파트의 움직임도 관심 대상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동으로 오는 2월께 공급하는 고덕동 고덕시영(1102가구 일반분양)의 성패가 주변 주택 거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강남 재건축 시장과 분당 등 1기신도시 리모델링 시장이 기존 거래시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 주의해야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빌딩 등 수익형부동산에 대해서는 상품별로 전망이 엇갈렸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금리 인상 여부, 신규 공급 상황, 임대 수요 등이 꼽혔다. 상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많았다. 실물경기 침체가 풀리지 않고 있는 점과 상가 공급 과잉 때문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은 지역·입지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호한철 반더펠트 사장은 “2011년 이후 집중 공급된 오피스텔이 작년부터 완공돼 임대물량으로 쏟아지면서 지역에 따라 ‘공급 몸살’을 앓는 곳이 많다”며 “주변 임대 수요와 분양가, 공실률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토지시장은 실물경기 회복이 관건”이라며 “원주 등 기업도시와 미군부대가 이전하는 평택 등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이현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