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中 자본…제주도 집값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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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매매가 8.6% 올라중국인의 ‘제주도 투자’ 열풍에 힘입어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올랐다.
리조트 등 대형 개발 나서기도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12~2013년 말) 제주도의 아파트 매매가는 8.6%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과 수도권이 각각 7.8%, 6.5%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제주도의 토지 가격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제주도의 지가 상승률은 전월보다 0.24% 올라 전국에서 세종시(0.31%)에 이어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제주도 부동산 가격 상승은 중국인들의 투자가 늘어난 2011년부터 본격화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제주도 이민 열풍을 소개할 정도다. 중국 주간지 ‘법치주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제주 부동산 투자는 원저우의 중소기업촉진회가 2011년부터 기업인들을 이끌고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중국인의 제주도 투자는 베이징, 상하이, 다롄 등 대도시의 부유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에 집을 사는 이유는 △중국과 거리가 가깝고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무비자 관광을 할 수 있고 △면세점과 카지노 시설이 잘 돼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특히 2010년 도입된 ‘부동산투자이민제도’는 중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제주도지사의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얻은 개발사업지역에 있는 5억원 혹은 50만달러 이상 휴양체류시설을 구입하면 거주비자(F-2)를 주는 내용이다.
주택뿐만 아니라 대형 개발 사업도 중국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곳이 많다. 현재 제주도에는 중국 장쑤성의 촨둥석유공사가 주택단지인 ‘해양성(海洋城)’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녹지그룹은 9억달러를 투자해 의료시설, 쇼핑센터, 리조트 등을 포함하는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중국발(發) 제주 부동산시장 호황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외국인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 최저 한도액을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영주권 취득 요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치주말은 “지난해부터 현지(제주도)에서 중국인들의 토지 매입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만일 영주권에 관심이 있다면 (중국인들은)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김동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