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반정부 시위 불똥…韓봉제업체, 바이어 이탈 '비상'

KOTRA "50여개 업체 피해"
유혈 사태가 발생한 캄보디아의 정국 불안으로 현지 진출 한국 봉제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5일 KORT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가 지난 3일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한 이후 50여개 한국 봉제업체 중 상당수 공장들이 재가동에 나서고 있지만 그동안의 조업 차질로 납기를 맞추지 못해 바이어가 이탈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보디아봉제업협회(GMAC) 이사를 맡고 있는 차경희 가원어패럴 대표는 “지난달 24일 총파업 영향으로 중단되다시피했던 공장 가동이 정부의 강경 진압 이후 정상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일부 공장들은 납기를 맞추지 못해 바이어 이탈 현상이 빚어지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수도 프놈펜 남쪽 4㎞ 지역에 있는 가원어패럴 공장의 가동률은 90%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50여개 한국 봉제업체들이 현지에서 고용한 인력은 총 10만명 정도다. 한국 봉제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80% 수준까지 올라왔다.

차 대표는 “여야 간 극한 대치로 정쟁을 벌이는 것도 문제지만 최근 2년 내 임금인상률이 가팔라 현지 진출업체들의 절반 이상이 적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프놈펜 뜰국지역 내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원창희 윈캠 법인장도 “생산성 향상이 더딘데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 캄보디아 진출 기업 대부분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진출 외국 기업들은 최근의 근로자 파업시위로 차량 파손과 조업 차질 등 피해가 발생했다며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GMAC는 노조 시위 와중에 일부 회원사 차량들이 파손되고 제품 납기가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봤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캄보디아 경찰은 지난 3일 프놈펜 남부 풀 센체이 지역의 공단 주변도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이던 봉제업체 노조원 수백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5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했다고 인권단체 소식통은 전했다.

서욱진/은정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