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아베…"한·중 정상과 만나고 싶다"

"야스쿠니 참배 성의갖고 설명"
中 "대화 희망은 허위" 거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변국에 대해 어정쩡한 유화 제스처를 지속했다. 한국 중국과의 대화를 재차 희망하면서도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성의를 갖고 (한·중에) 설명하고 싶다”는 수준의 해명에 그쳤다. 얼어붙은 한·일, 중·일 관계를 개선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베 총리는 6일 올해 첫 공식활동으로 미에현 이세시의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 한국과의 대화는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며 “어려운 과제가 있을수록 흉금을 터 놓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없이 정상회담의 필요성만 재차 강조한 것이다.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한·중과의) 정상회담 전망이 지금은 서 있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지난달 26일 자신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한국 및 중국과의 정상회담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또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는 평화헌법 개헌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 극우적인 행보에 대해서도 “중국과 한국에 성의를 갖고 설명하고 싶다”는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쳤다.

아베가 이날 참배한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제사지내는 신사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종교시설이다. 아베는 작년 1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이세신궁을 방문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아베가 중·일 관계를 훼손하고 중국인민의 감정을 해치는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면서 대화를 희망한다고 하는 것은 허위”라며 “그는 스스로 대화의 문을 닫아걸었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