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 현대해상화재 사장 "자산운용업 키워 금융전업그룹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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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CEO의 새해 구상“내년이 창립 60주년입니다. 자산운용업 확대 등을 통해 보험전업그룹을 넘어 금융전업그룹으로 변모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 운용자산 수익률 4%대 달성
동남아 보험시장 진출, 신성장 동력 확보
이철영 현대해상화재보험 사장(사진)은 7일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 본격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등으로 내년에 발표할 ‘비전 2020’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험업에 한정하지 않고 자산운용사 등 다른 금융업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우수한 설계사가 경쟁력의 원천
이 사장은 “1999년 1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당시에는 보험전업사를 추구했지만 10여년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금융 환경이 변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일부 보험사가 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전 2020에는 현대해상이 추구해야 할 이런 중장기적인 목표와 실천 과제가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해상은 계열사로 하이캐피탈대부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등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하이카다이렉트, 현대하이카손해사정 등 손해보험업과 이와 관련한 부가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 자산운용사의 규모를 키워 금융전업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현대해상의 구상이다. 이 사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현대해상만의 영업 경쟁력이 있다”며 “다름 아닌 우수하고 충성도 높은 전속 설계사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산업은 결국 사람이 핵심인데, 체계적인 교육과 능력에 맞는 대우 덕분에 전속 설계사들의 충성도는 다른 보험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설계사들을 우선적으로 만나고 있는 것도 이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해외 부동산 투자도 확대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대해서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시장점유율의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국내 금융사 간 인수합병(M&A)은 중복 점포와 인력 등 구조조정 등의 문제로 성공하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란 의지도 밝혔다. 앞으로 보험사의 성장 동력은 해외 매출 비중 확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 자체가 큰 미국 보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뿐만 아니라 아직은 시장 규모가 작지만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네트워크 형성과 시장 분석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올해는 해외 부동산 투자 등으로 연 3%대 중후반인 운용자산 수익률을 연 4%대까지 끌어올리고 손익관리에 주력해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할 것”이라며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돼도 올해 말 기준으로 190~200%의 보험금 지급여력(RBC)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작년부터 역점을 두고 있는 청소년·어린이에 특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하면서 장애인과 고령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보험상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