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장은 아니지만 소걸음으로…코스닥만 1월 효과 '누려~'

5일 연속 상승…510 돌파

중소형주 수익률 대형주 추월
바이오·LED·비트코인 등 관련주 주가상승 돋보여
IT·車부품주는 여전히 힘못써…랠리 이끌만한 신호 없어 '한계'
새해 초 코스닥지수가 ‘소걸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9일 한 달여 만에 510선을 회복했지만 하루 상승폭은 5포인트를 넘지 못하는 느린 걸음이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중소형주의 거래 증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대비 외국인·기관의 상대적 선호,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대 등 중소형주에 긍정적 신호가 있긴 하지만 대폭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 중소형주가 부진한 대형주 대신 관심을 받으며 지난해 말 낙폭을 회복할 수 있겠으나, 중소형주 랠리를 이끌 만한 강한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거래 늘고 지수 오르고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36%(1.82 포인트) 오른 511.60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 첫 거래일을 제외하고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루 상승폭은 적으면 1.29포인트(6일), 많아도 4.92포인트(8일)였다.

거래는 활발해졌다. 코스닥시장의 지난해 말 하루 거래량은 2억3461만주, 하루 거래대금은 9928억원이었으나 올 들어 꾸준히 증가해 이날 거래량은 3억5850만주, 거래대금은 1조5155억원으로 각각 52.8%, 52.64% 급증했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중·소형주 지수 수익률은 대형주 지수보다 좋았다.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 중형주 지수 수익률(-0.14%)과 소형주 지수 수익률(2.06%)은 같은 기간 대형주 지수 수익률(-3.94%)을 추월했다.

기관과 외국인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우호적이다. 이날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대형주를 각각 9845억원, 243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은 유가증권시장 중소형주를 1815억원, 외국인은 코스닥을 116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의 대세 상승기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대형주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대안으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생긴 게 상승 이유”라며 “코스닥지수가 오른 건 지난해 하반기 낙폭을 회복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10일부터 지난 3일까지 500선 아래였고, 12월19일에는 484.17로 지난해 하반기 최저점을 기록했다. ○대세 상승 있으려면 부품주 따라와야

새해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눈에 띄는 업종은 바이오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주가가 올 들어 19.95% 오른 것을 비롯해 조아제약(33.91%) 등도 강세를 이어갔다. 발광다이오드(LED)주 중에는 오성엘에스티(29.24%)와 루미마이크로(37.72%) 등이 성과가 좋았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은 “중소형주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려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부품주, 완성차 부품주 상승이 따라와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일부 시가총액이 큰 테마주들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 전체가 끌려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 상승은 틈새시장 각광 정도로 보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기회복이 어느 정도 돼야 중소형주의 대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고운/송형석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