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황에도…가구株, 소리없는 질주

한샘·리바트 등 고공 행진…가정용 가구로 실적 개선
가구회사들의 주가가 건설경기 부진과 내수침체 등 악재에도 소리없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계열 종합가구업체인 리바트는 9일 150원(1.13%) 오른 1만34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1만원 선을 넘어선 주가는 이후로도 꾸준히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은 1년여 만에 주가가 3배 가까이 뛰면서 연초 잠시 쉬어가는 모습이지만 외국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시작된 외국인 매수세는 단 12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B2C(가정용) 사업비중을 높이면서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게 이들 종목의 공통점이다. 이정기 하나대투증권 스몰캡팀장은 “과거 가구회사들의 주가는 건설 경기에 연동됐으나 최근엔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빌트인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가정용 가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2C 사업은 판매량 자체는 적을 수 있지만 마진율이 1% 수준에 그치는 B2B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월등히 높아 오히려 드라마틱한 이익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근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는 한샘과 리바트 외에 에넥스, 부엌가구 전문업체인 하츠 등도 올해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