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새 회장단 후보 7~8개 그룹 압축

미래에셋·교보생명 등 물망…2월 중순 최종 결정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월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오른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전경련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을 새 회장단 멤버로 받아들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11월 회장단 회의에서 경제계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30대그룹·제조업 중심으로 꾸렸던 회장단의 외연을 넓히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새 회장단은 다음달 중순께 열릴 예정인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새 회장단 영입후보 7~8곳으로 압축

9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새 회장단 영입 후보군을 7~8개 그룹으로 압축하고 해당 그룹 총수들을 개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군은 50대 그룹(공기업 제외) 중 역대 회장단에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던 30개 그룹에서 뽑았다. 전경련은 이들 30개 그룹 가운데 △현 회장단에 속한 그룹의 친족그룹은 제외하고 △외국기업이 대주주이거나 오너 경영 체제가 아닌 곳은 배제한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이 원칙에 의해 CJ, 신세계, LS, 한진중공업, KCC, 한라, 현대산업개발, 한국타이어, 한솔 등 9개 그룹은 현 회장단 소속그룹(삼성·현대차·LG·한진)의 친족그룹이란 점에서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자산순위 26위)과 대우건설(34위)은 책임있는 대주주가 없다는 점에서 영입 후보군에서 빠졌고 에쓰오일(30위), 한국GM(36위), 홈플러스(43위) 등 외국계 기업도 제외됐다. 이에 따라 최종 영입후보군은 부영, 영풍, 미래에셋, 대성, 교보생명, 하이트진로, 태영, 아모레퍼시픽 등으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근 부영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회장단 구성 어떻게 바뀌나

전경련은 새 회장단으로 몇 명을 합류시킬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영입 후보 그룹의 총수들로부터 회장단에 참여하겠다고 승낙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누가 새 회장단이 될지는 모른다”며 “새 회장단 멤버는 내달 초 정도에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현 회장단 21명(전경련 상근부회장 포함) 가운데 현재현 동양 회장과 강덕수 STX 회장이 경영난으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최소 2명 이상이 새로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단의 외연을 넓혀 재계 대표성을 높이겠다는 게 전경련의 생각인 만큼 동양, STX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 외에 추가로 1~2개 그룹 총수를 더 참여시키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련은 회원사 범위를 대기업·제조업 위주에서 중견기업, 서비스업종으로 넓힌다는 구상에 따라 NHN을 새 회원사로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월 회장단 회의를 열고 경기회복을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임금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허창수 회장은 “올해는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정체에 빠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경제를 살리는 데 정부와 기업,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