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百, 中쇼핑객 잡기 나선다

매출 비중 두자릿수 목표…현지서 SNS 등 마케팅 강화
“중국에서보다 절반 이하 가격으로 한국산 화장품이나 옷을 살 수 있어 가끔 쇼핑을 위해 한국에 옵니다.”

9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화장품 매장과 2층 여성복 매장 곳곳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만날 수 있었다. 중국 저장성 이우시에서 온 주링팡(31)은 “라네즈 설화수 등 한국 화장품을 특히 좋아한다”며 “친구들이 사 달라고 부탁한 것도 많아 나흘간 머물면서 쇼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 백화점들이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한국 유통가의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강화해 본점 매출 중 외국인 비중을 지난해의 2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5%였던 외국인 비중을 올해 1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춘제 노동절 국경절 크리스마스 등 관광객이 많은 시기에 맞춰 중국 현지에서 여행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쇼핑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비자 마스타 등 글로벌 카드사와 연계한 판촉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순금, 명품 등을 내건 경품 행사도 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본점과 부산본점 등은 중국인 우수 고객 초청 행사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28일까지 중국인을 대상으로 은련카드 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외국인 전용 멤버십카드인 K-CARD를 통해 구매금액의 일정 부분을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중국인 매출이 60% 이상 늘면서 전년보다 10% 증가한 3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인이 아니었더라면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민도 신세계 영업전략 담당 상무는 “엔저 등의 영향으로 일본인 고객이 급감한 반면 중국인이 핵심 고객층으로 떠올랐다”며 “신세계 본점의 지난해 중국인 매출이 87% 증가하는 등 중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