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뉴타운 대신 소규모 재개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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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수·조합 동의율 완화…장안·반포동 등 혜택대규모 재개발 방식인 ‘뉴타운 사업’이 부동산시장 침체로 잇따라 중단되는 등 노후 주거지역 개발이 부진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소규모 재개발(주택정비사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도로와 맞물린 이른바 ‘가로구역’을 중심으로 층수 제한과 조합설립 요건 등을 완화해 재개발이 수월해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마련한 ‘뉴타운·재개발 대안 사업계획’에서 이 같은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을 검토했다고 9일 발표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맞물린 지역 중에서 낡은 건물이 밀집한 1만㎡ 이하의 소형 블록을 재개발하는 것이다. 뉴타운 사업의 출구전략 차원에서 2012년 법적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들 소규모 가로구역의 경우 층수 제한과 조합설립 요건 등이 엄격해 가로주택정비사업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장안동 362와 반포동 577 일대는 주민 동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조합설립이 되지 않고 있다. 장안·반포동 시범사업구역도 주민 동의율이 80%와 82%여서 조합설립 요건인 90%를 넘지 못했다.
뉴타운 대안 모델 개발 용역 연구를 수행한 서울연구원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최고 층수를 7층에서 10층으로, 조합설립 동의율 요건을 90%에서 80%로 각각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또 일조권 적용에 따른 높이 제한을 완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의 이런 의견을 반영해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에게 건의했다.
서울시 주거환경과 관계자는 “가로구역정비사업은 소규모 사업이어서 구역 내 한두 가구만 반대해도 조합 설립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추진 요건을 현실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도정법 개정안이 지난달 발의돼 해당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지역은 규제 완화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반포동의 한 주민은 “지역 내 거주자들이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