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시장 빅뱅 上] '삼국시대' 균열…GS25 폭풍 성장, 홈플러스·이마트 가세
입력
수정
[ 정현영 · 노정동 기자 ] 국내 편의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부동의 1위 CU(보광)와 그 뒤를 잇는 GS25(GS), 세븐일레븐(롯데 계열) 3곳이 치열한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 대형마트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와 유통공룡인 신세계까지 가세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빅뱅'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S25가 점포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GS25의 운영점포 수는 2012년말 대비 지난해 600곳(11월말 기준) 가까이 늘어난 7700곳에 달한다. CU(2곳 증가)와 세븐일레븐(30여곳) 증가 점포 대비 폭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GS25는 세븐일레븐(7230곳)을 넘어서 부동의 1위 CU(7940곳)도 뒤집을 기세다. CU 등 경쟁사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갑을 이슈'에 휘말리며 무분별한 출점을 자제한 탓에 상대적으로 점포 확장에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 많다. 대형마트들의 본격 진출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말 기준 약 7700곳에 간판을 달아 7230곳을 갖고 있는 세븐일레븐을 제치고 편의점 점포 수 기준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전국 편의점 수 1위인 CU와 불과 240곳 차이다.
눈에 띄는 것은 확장 속도다. CU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각각 2곳과 28곳을 늘리는 데 머무르는 동안 GS25는 무려 560여곳 이상을 늘려놨다. 세븐일레븐이 늘린 매장 수보다 20배, CU보다 무려 280배 더 확장시킨 것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GS25의 매장 수는 CU에 비해 400여곳 가까이 모자랐지만 2년 만에 그 차이를 절반 가까이 확 줄였다.
특히 지난해 1~3월 CU와 세븐일레븐의 일부 가맹점주가 매출 부진, 폐업, 위약금 부담 등의 이유로 잇따라 목숨을 끊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GS25쪽에 신규 출점 여력이 생긴 것도 매장 수가 대폭 증가한 이유로 꼽힌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이 때부터 '당분간 무분별한 점포 확장을 자제하고 내실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단기 전략을 발표한 동시에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점포들을 잇따라 문 폐점시켜 매장 수를 거의 늘리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신규 편의점 가맹희망자들의 수요가 대거 GS25로 몰렸다는 게 정통한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전방위적 확장 공세가 벌어지기 전 최대한 몸집을 키워야 앞으로 벌어질 경쟁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365플러스' 가맹점주 모집을 위해 서울 역삼동 테헤란점을 모델 점포로 삼아 사업설명회를 여는 등 이전보다 활발한 가맹 모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향후 5000곳에 홈플러스 편의점 간판을 달 것이란 계획도 나온다. 2013년 11월말 기준으로 '365플러스' 운영점포 수는 50여곳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편의점 사업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경영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마트를 운영 중인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 소식은 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마트는 지난 5일 편의점 위드미를 운영하는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키로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조두일 신사업 태스크포스팀장이 위드미의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해 초부터 경쟁사들은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설(說)을 '기정사실'로 못박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GS25 등 기존 '3강 편의점'들이 대형마트의 잇단 진출에 맞선 대응책으로 외형 확장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간단하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 논리가 가장 잘 작동하는 편의점 시장이란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의 수익은 로열티와 물류 마진 등에서 발생하므로 매장 수가 많을수록 당연히 수익이 많이 나게 돼 있다"면서 "메이저 업체의 경우 최소한 매장 수 1000곳은 갖고 있어야 손익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일각에선 편의점 점포 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은퇴자 창업 수요, 일반 소매점의 체인화 수요 등을 고려하면 출점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현재 10만곳 이상인 일반 소매점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2만4500곳)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편의점 업계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0% 성장한 13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비해 정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갈수록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 소형 유통 채널의 수요가 몰리는 사회 구조와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려온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13일 업계에 따르면 GS25가 점포 확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GS25의 운영점포 수는 2012년말 대비 지난해 600곳(11월말 기준) 가까이 늘어난 7700곳에 달한다. CU(2곳 증가)와 세븐일레븐(30여곳) 증가 점포 대비 폭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GS25는 세븐일레븐(7230곳)을 넘어서 부동의 1위 CU(7940곳)도 뒤집을 기세다. CU 등 경쟁사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오른 '갑을 이슈'에 휘말리며 무분별한 출점을 자제한 탓에 상대적으로 점포 확장에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이 많다. 대형마트들의 본격 진출을 앞두고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GS25는 지난해 말 기준 약 7700곳에 간판을 달아 7230곳을 갖고 있는 세븐일레븐을 제치고 편의점 점포 수 기준 2위 업체로 올라섰다. 전국 편의점 수 1위인 CU와 불과 240곳 차이다.
눈에 띄는 것은 확장 속도다. CU와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각각 2곳과 28곳을 늘리는 데 머무르는 동안 GS25는 무려 560여곳 이상을 늘려놨다. 세븐일레븐이 늘린 매장 수보다 20배, CU보다 무려 280배 더 확장시킨 것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GS25의 매장 수는 CU에 비해 400여곳 가까이 모자랐지만 2년 만에 그 차이를 절반 가까이 확 줄였다.
특히 지난해 1~3월 CU와 세븐일레븐의 일부 가맹점주가 매출 부진, 폐업, 위약금 부담 등의 이유로 잇따라 목숨을 끊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주춤하는 사이 이슈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던 GS25쪽에 신규 출점 여력이 생긴 것도 매장 수가 대폭 증가한 이유로 꼽힌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이 때부터 '당분간 무분별한 점포 확장을 자제하고 내실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단기 전략을 발표한 동시에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점포들을 잇따라 문 폐점시켜 매장 수를 거의 늘리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신규 편의점 가맹희망자들의 수요가 대거 GS25로 몰렸다는 게 정통한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전방위적 확장 공세가 벌어지기 전 최대한 몸집을 키워야 앞으로 벌어질 경쟁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한 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365플러스' 가맹점주 모집을 위해 서울 역삼동 테헤란점을 모델 점포로 삼아 사업설명회를 여는 등 이전보다 활발한 가맹 모집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향후 5000곳에 홈플러스 편의점 간판을 달 것이란 계획도 나온다. 2013년 11월말 기준으로 '365플러스' 운영점포 수는 50여곳에 불과하다. 올해부터 편의점 사업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경영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마트를 운영 중인 신세계의 편의점 진출 소식은 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마트는 지난 5일 편의점 위드미를 운영하는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키로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조두일 신사업 태스크포스팀장이 위드미의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해 초부터 경쟁사들은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설(說)을 '기정사실'로 못박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GS25 등 기존 '3강 편의점'들이 대형마트의 잇단 진출에 맞선 대응책으로 외형 확장을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간단하다. 이른바 '규모의 경제' 논리가 가장 잘 작동하는 편의점 시장이란 특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의 수익은 로열티와 물류 마진 등에서 발생하므로 매장 수가 많을수록 당연히 수익이 많이 나게 돼 있다"면서 "메이저 업체의 경우 최소한 매장 수 1000곳은 갖고 있어야 손익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일각에선 편의점 점포 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지만 은퇴자 창업 수요, 일반 소매점의 체인화 수요 등을 고려하면 출점 여력은 충분하다"면서 "현재 10만곳 이상인 일반 소매점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2만4500곳)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편의점 업계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0% 성장한 13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유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비해 정부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갈수록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 소형 유통 채널의 수요가 몰리는 사회 구조와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려온 대표적인 시장 중 하나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