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회복→과잉설비→폴리실리콘 가격 재조정"…악순환 빠진 태양광株 다시 먹구름

OCI 다시 20만원대 밑으로
일부 "일시적 조정"주장 불구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
폴리실리콘값이 올라 연초 상승세를 이어갔던 태양광주 주가가 14일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올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며 20만원 선을 회복했던 태양광 대표주 OCI는 4거래일 만에 20만원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태양광 업황 개선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쪽에서는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있지만 원가에 못 미치는 현재 가격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강하기 때문이다.

이날 OCI는 전날보다 3.97% 떨어진 19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9일 20만2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20만원 선을 두 달반 만에 회복했으나 4거래일을 가지 못했다. 한화케미칼은 2.95% 하락한 2만1400원으로 마감했고 오성엘에스티는 5.72%, 웅진에너지는 1.94% 떨어졌다. 올 들어 태양광주는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함께 날개를 단 것처럼 보였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1년4개월 만에 ㎏당 20달러로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태양광 업황의 개선 가능성은 높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향후 가격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 약세 기간에 낮았던 가동률이 가격 반등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올 1분기에는 최대치까지 올라갈 전망”이라며 “한국실리콘 등 가동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재가동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20달러까지 올라온 이유는 중국이 외국산 폴리실리콘 관세를 본격 부과하기 전 미리 재고를 저가에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가동률 상승으로 공급이 증가하고, 관세 부과 전 가수요가 줄어들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20달러 이하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최지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태양광 업황이 좋아지는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는 충분하다”며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 수준에서는 태양광업체들의 흑자전환이 어려워 급격히 생산을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곧 확정될 중국 정부의 외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판정은 국내산보다 미국산에 높은 관세를 물리는 방향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 공략이 우리 기업에 유리해진다”며 “올해 안에 폴리실리콘 가격은 23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가파르다”며 “올 상반기 중 대형업체 원가 수준인 25달러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적도 관건이다. OCI는 지난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569억원을 냈다. 당시 증권사들은 “4분기엔 흑자전환이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과거의 기대는 불발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증권사들이 낸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 평균)는 105억원이다. 현재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43억원인데, 기대처럼 의미 있는 턴어라운드를 보여주는 게 태양광주의 과제라는 평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