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왔나…업황 죽쒀도 오르는 '외계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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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계일학 배경엔 턴어라운드만도 CJ대한통운 한진중공업 등 지난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종목들이 새해 들어 경쟁업체를 제치고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지수 2014년 2.9% 하락에도…만도, 이익증가 기대로 홀로 강세
CJ대한통운, 8% 올라 독야청청
롱쇼트펀드의 종목 선별
외국인 부재 속 자금 대거 유입…업종내 주가 차별화 이끌어
올해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전망에 일부 종목에만 매수세가 집중되는 수급 효과가 더해지면서 ‘군계일학(群鷄一鶴)’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턴어라운드 기대株 남다른 강세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주와 부품주로 구성된 KRX자동차지수는 이달 들어 2.9% 하락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로 주요 종목 주가가 떨어진 뒤 아직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반면 만도 주가는 홀로 4.8% 올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들의 ‘러브콜’이 뜨겁다.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 중 올해 이익 성장성이 가장 뛰어날 것이란 기대가 주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현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투자 확대로 2년 연속 부진했던 실적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이익 회수 구간에 접어들면서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라며 “내년까지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올해 가장 기대되는 부품주”라고 말했다. 운송업종 내에선 CJ대한통운 주가가 단연 돋보인다. 작년 11월 8만10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는 5000원(4.8%) 오른 10만8000원. 이달 상승률은 8%에 달한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을 거친 후여서 올해부터는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운송업체들의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점도 투자심리가 좋아질 수 있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주 조정 국면에서 상대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7일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한진중공업을 순매수하고 있다. 경쟁업체에 비해 지난해 주가가 덜 올랐고, 올해부터 재무구조 개선 및 이익 회복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지난해 ‘어닝쇼크’로 주가가 급락했던 GS건설 역시 기저효과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로 큰 폭 반등했다. ○외국인 부재·롱쇼트펀드 차별화 원인
전문가들은 외국인 ‘사자’가 뜸해진 가운데 작년 하반기부터 ‘롱쇼트펀드’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소수 종목에 국한된 주가 차별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롱쇼트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과 내릴 것 같은 종목을 동시에 사고파는 전략으로 수익을 올린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지는 동안 롱쇼트펀드 설정액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부터 이런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롱쇼트펀드 설정액은 작년 6월 말 7328억원에서 14일 기준 1조5922억원으로 6개월여 만에 두 배 넘게 불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를 대신할 주도업종이 나오지 않다보니 롱쇼트펀드들이 업종별 투자비중을 조절하기보다는 업종 내 종목 비중 조절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며 “악재가 나온 종목은 과하게 빠지는 반면 턴어라운드 기대 등 모멘텀이 있는 종목은 단기 급등하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