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金型산업 10년, '매출 1조' 金脈으로
입력
수정
지면A32
2004년 매출 2000억서 年 12% 폭발적 성장15일 광주광역시 북구 첨단산업단지에서 금형을 제작하는 우성정공(대표 박화석). 직원 100여명인 이 회사는 서로 다른 재질이나 색상의 제품을 한 번의 금형으로 제작하는 ‘이중사출금형’ 기술을 보유한 세계적인 강소기업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생산비 절감과 조립공정 단축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델파이 BHER 등 세계적인 자동차부품 업체는 물론 현대·기아차와 아우디 도요타 볼보 등 완성차 업체와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화석 대표는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 증가로 지난해에는 대형 금형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4공장을 완공했다”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연간 15%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체 300곳 밀집…반경 15㎞내 모든 업무 처리
○10년 새 5배 이상 성장 광주시가 금형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당시 광주 금형산업은 영세업체 150여개, 총 매출 2000억여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광주시가 금형산업을 본격 육성하면서 연평균 12% 성장하는 지역 효자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1조865억원이던 금형산업 총 매출이 지난해 1조2500억원으로 증가, 10년 새 5배 이상 신장했다.
광주시가 그동안 정밀금형 설계·제작과 시험 생산을 일괄 지원하는 금형시험생산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7만9339㎡ 규모의 금형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다.
광주 금형산업의 또 다른 경쟁력은 금형업체와 인프라가 한 곳에 집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김성봉 한국금형산업진흥회장은 “광주와 같은 금형 집적지는 세계에서도 찾기 드물 것”이라며 “금형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반경 15㎞ 안에서 처리할 수 있어 바이어들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광주시는 금형산업 육성 10년째를 맞은 올해부터 정밀·소형화, 대형화·융복합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첨단·고부가가치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2016년까지 평동산업단지에 하이테크금형센터를 완공해 기업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대형화·IT융합화를 위한 분야별 기술 지원과 인력 재교육, 연구개발 지원사업 등을 통해 세계적인 금형생산 공급기지화한다는 청사진도 준비 중이다.
○부족한 기술인력 양성해야
광주 금형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인력을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는 금형산업이 3D 업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 층의 취업 기피 현상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또 애써 키워 놓은 기술인력이 대기업으로 빠져 나가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2년 전 수도권에서 광주로 이주해온 A업체는 얼마 전 핵심 기술인력이 동종 대기업으로 이전하면서 수출 물량 생산에 애를 먹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역 업체의 임금 수준이 수도권과 영남권에 비해 10~30% 낮아 신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진흥회 자체적으로 향후 1~2년 내 설계 등의 전문인력을 키우는 금형사관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