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첫 암참 회장에 오른 제임스 김 "한국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 설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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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가능한 정책 한국에선 아직 부족…시행 전 면밀한 검토 필요"“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완화와 정책 불확실성 제거를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큰 그림만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아쉽습니다.”
제임스 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신임 회장(52)은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최근 박 대통령과 한 외국 투자기업인 간담회 내용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이기도 한 그는 “기업 관련 정책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인데 한국에선 아직까지 이 점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한국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면밀히 검토하길 바란다”며 “규제 완화와 투명성 제고를 위해 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와 혁신에 대한 보상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1953년 암참 설립 후 처음 회장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암참의 역할에 대해 “회원사들이 ‘한국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를 미국 본사에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국계 기업의 큰 고민은 한국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본사가 납득하도록 하는 것으로 중국과 일본,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시장이 훨씬 큰 경쟁국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않은 작업”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다만 한국의 우수한 인적자원은 무엇보다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한국 투자의 장점으로 우수한 인적자원을 이구동성으로 꼽는다”며 “한국인 직원들에 대한 주한 미국 기업들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고 소개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암참 내 혁신센터를 통해 지방대와 회원사 사이의 연계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 청년들 사이엔 아직 외국계 기업에 대한 적대감과 동경이 뒤섞여 있는 것 같다”며 “훌륭한 인재들이 외국계 기업에 많이 입사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