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창작도 '다국적 합작' 시대
입력
수정
지면A36
한·중 '뮬란' 이어 한·일 '데스노트'도 제작 착수뮤지컬계에 ‘다국적 창작 프로젝트’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 기획·제작사들이 외국 작곡가나 연출가, 안무가와 손잡고 국내 공연 창작물을 제작하는 데서 나아가 중국이나 일본 제작사들과 합작해 아시아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한 대형 창작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한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뮤지컬업계의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시장 성장세 주춤…아시아 등 세계로 눈돌려
드림인터내셔널이 중국 대형 공연제작사인 홍예와 함께 만드는 한·중 합작 뮤지컬 ‘뮬란’과 뮤지컬해븐이 일본 호리프로와 공동 제작하는 한·일 합작 뮤지컬 ‘데스 노트’가 대표적이다. 뮤지컬 ‘뮬란’은 중국 남북조 시대 민간 설화에 나오는 ‘화무란(花木蘭)’의 영웅적인 삶을 무대로 옮긴다. 중국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뮬란’ 이야기는 1998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고,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수차례 제작됐다.
드림인터내셔널은 최근 배우 오디션을 시작으로 제작에 본격 착수했다. 이만희·최유선(대본) 최재광(작곡) 이종일(연출) 등 역량 있는 한국 창작진이 중국 스태프들과 함께 만든다.
오는 6월 대구뮤지컬페스티벌 쇼케이스 공연에 참가하고, 내년 1월8일~2월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본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이후 항저우를 시작으로 중국 순회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을 기획한 이용도 프로듀서는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애잔한 사랑과 동료애를 중점적으로 그릴 예정”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 확대에 기여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해븐은 일본에서 뮤지컬 ‘쓰릴 미’를 함께 제작했던 호리프로와 공동으로 일본 만화 ‘데스노트’를 뮤지컬화한다. ‘데스노트’는 2003년부터 슈에이샤의 ‘소년 점프’에 연재됐던 만화로 세계적으로 3000만부 이상 발행된 히트작이다. 2006년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박용호 뮤지컬해븐 대표는 “호리프로와 함께할 대형 프로젝트를 생각하다 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인 ‘데스노트’를 뮤지컬화하기로 했다”며 “저작권사로부터 공연권을 확보하고 창작진과 공연 일정을 최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창작에는 국내 뮤지컬 팬들에게 친숙한 ‘와일드혼 사단’이 참여한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 잭 머피가 작사, 아이번 멘첼이 대본을 맡는다. 일본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구리야마 다미야가 연출한다. 내년 4월 도쿄, 5월 오사카에서 공연한 후 7~8월에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CJ E&M은 중국 합작사인 ‘아주연창’과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 ‘공주의 만찬’을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에서 공연하고 있다. 미각을 잃어버린 중국 황실 공주를 위해 세계 요리사들이 모여 경연을 펼치는 이야기로 박정아(작곡) 김태영(무대) 이우형(조명) 등 한국 창작진이 참여했다. CJ와 아주연창은 ‘김종욱 찾기’에 이어 ‘총각네 야채가게’ 의 중국어 공연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