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그늘…청년실업 '몸살' 앓는 지구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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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고용동향' 보고서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세계 각국이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청년(15~24세) 실업률이 성인(24세 초과) 실업률의 세 배 수준으로 상승,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또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2013년 실업률 13%로 성인의 3배…사상최대 격차
고용여건 5년간 암울…8억4천만명 하루 2弗로 생활
○청년 실업률, 성인 실업률 세 배 수준 세계노동기구(ILO)가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4년 세계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실업률은 6.0%로 집계됐다. 전체 실업률만 놓고 보면 2012년(6.0%)과 같다. 그러나 청년실업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13.1%로 1년 전(12.9%)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성인 실업률은 4.6%에 그쳤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과 성인 실업률 간의 격차는 8.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두 실업률 간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만 해도 7.6%포인트였으나 이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자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줄였고, 이것이 청년층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의 청년실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이 지역의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27.2%로 전 세계 평균(13.1%)의 두 배가 넘었다. 또 미국 유럽 등과 같은 선진국(18.3%), 라틴아메리카(13.6%) 등도 청년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축에 속했다. 반면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의 청년 실업률은 10.1%에 그쳤다.
문제는 청년실업 문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ILO는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올해 13.2%로 작년 대비 0.1%포인트 높아진 뒤 2018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창출에 정책 초점 맞춰야
고용 사정이 악화된 탓에 실업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대비 평균 두 배로 늘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실업자들이 새 일자리를 구하는 데 평균 3~4개월이 걸렸는데 2012년에는 6개월로 늘어났다. 스페인은 5개월에서 8개월로 늘었다.
ILO는 일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빈곤에서 탈피하지 못한 근로빈곤층 문제도 세계 각국이 당면한 난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하루 2달러 이하로 생계를 꾸려가는 근로자 수는 8억3900만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26.7%를 차지했다. ILO는 “2000년(11억명)과 비교하면 줄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근로빈곤층 감소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실물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고용 사정은 2018년까지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ILO에 따르면 전 세계 실업률은 2018년까지 6.0~6.1%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ILO는 따라서 세계 각국은 고용 여건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이 라이더 ILO 이사는 다만 “최근 몇 년간 양적완화로 풀린 돈의 상당 부분이 실물경제가 아닌 주식·채권시장 등으로 흘러들어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반감됐다는 점은 각국의 정책 담당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