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금융권력' 사모펀드] "PEF 투자는 가장 짜릿한 도박"…전문·대형화에 운 따라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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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물' PEF에 돈 몰린다“사모펀드(PEF) 투자는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도박입니다.” 한 PEF 운용사 대표의 말이다. 업황과 기업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준비가 필수적이지만 결국 수익률을 좌우하는 건 투자 시점의 시장 흐름 및 정책 방향 등 외부 변수일 때가 허다한 만큼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얘기다.
PEF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그 다음 기준은 무엇일까.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펀드 출자자(LP)들은 전문화와 대형화 두 가지를 꼽는다.
국내 LP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홍콩계)가 금융감독원에 등록만 하면 무조건 투자한다.” 40억달러의 매각차익을 거두며 오비맥주를 벨기에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에 되팔기로 한 만큼 이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어피니티에 대한 ‘무한신뢰’의 배경은 이 운용사가 경영권을 사서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방식의 투자에 정통하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 역시 마찬가지 이유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운용사다.
스카이레이크는 정보기술(IT)·전자라는 업종에 특화하면서 인정받은 운용사다.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를 경영한 진대제 대표의 경력을 100%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준비 단계이긴 하지만 명품 핸드백 제조업체인 시몬느가 세운 시몬느인베스트먼트도 전 대우증권 IB본부장인 김한수 대표를 영입, 해외 명품업체 인수합병(M&A)을 테마로 PEF를 결성할 계획이다. EQ파트너스는 해외 자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전문 운용사로 정평이 나 있다. 한앤컴퍼니는 시멘트, 물류 쪽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한상원 대표가 모건스탠리PE에 있던 시절부터 쌍용에 대한 투자를 하는 등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투자 기업들 간 시너지를 내는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털에서 출발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TB PE는 성장 가능성 높은 중소기업 투자에 특화돼 있다. 정책금융공사 등 정책 자금을 집행하는 단골 운용사로 선정되는 이유다.
동양증권 홍콩지점장 출신인 김진하 대표가 이끄는 린드만은 중국 기업 투자에 특화한 국내 유일의 PEF 운용사고, 임정강 대표가 운용하는 이스트브릿지는 중동 자금만으로 펀드를 결성해 중소·중견 수출기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만 안주하기보다는 해외에서 투자 기업을 찾아올 수 있는 PEF 운용사들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경쟁분야를 특화했느냐 여부에 따라 PEF 간 옥석 가르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