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판다본드' 발행 추진…중국 채권시장 빗장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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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토서 외국기업으론 처음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를 발행한다. 이를 계기로 판다본드 조달자금을 해외 투자로 쓸 수 있도록 자금운용 제한이 완화될 예정이어서 중국이 채권시장을 해외에 개방하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달자금 해외투자도 허용
22일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벤츠는 중국은행을 인수자로 선정해 지난해부터 판다본드 발행 준비를 해왔으며 조만간 공식 발행할 예정이다. 벤츠가 판다본드 발행에 성공할 경우 중국이 채권시장을 개설한 이후 외국 기업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중국은 2005년에 처음으로 외국 기관의 위안화 채권 발행을 허가했다. 그러나 그동안 실제 채권을 발행한 곳은 국제금융공사(IFC)와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 두 곳뿐이었다. 판다본드 시장이 부진했던 것은 중국 정부가 그동안 외국 기업의 신규 투자에 대해서는 해외에서 자금을 가지고 들어오도록 종용한데다 판다본드로 조달한 자금은 중국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실제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던 국제금융공사 등은 모집한 자금을 중국 기업에 대출해주는 데 활용했다.
그러나 이번 벤츠사의 판다본드 발행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조달 자금의 국내 사용 제한 규정을 완화해 해외 투자도 허용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의 판다본드 발행이 활성화되면 국내 유동성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위안화 가치 상승 압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판다본드 시장이 조달 금리가 높아 당분간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의 금융시장에서는 자금난으로 인해 역내 위안화 채권의 발행금리가 6%대로 치솟았다.
반면 아시아시장에서 발행되는 달러채권과 홍콩에서 발행되는 딤섬본드의 평균 발행금리는 각각 4.76%와 3.95%로 상대적으로 낮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