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유통·제약, 글로벌 시장 '우물안 개구리'

CEO스코어 분석
26개 업종중 '톱10' 9개 불과
IT·조선·철강은 1~2위 다퉈
국내 제약업계 1위인 유한양행은 1926년 설립된 이후 제약 분야에만 집중했다. 유한양행의 작년 매출(3분기 누적 기준)은 6억3600만달러였다. 1886년 문을 연 미국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230개 자회사를 거느린 세계 최대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529억달러로 유한양행의 100배가량에 달한다.

정보기술(IT) 철강 조선 반도체 등의 분야에선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데 비해 유통 식음료 제약 은행 보험 등의 글로벌 경쟁력은 크게 뒤처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6개 주요 업종에서 각국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이 글로벌 ‘톱10’(매출 기준)에 드는 업종은 9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발표했다. 한국 기업이 세계 1위에 오른 업종은 IT와 조선 등 2개였다. IT 분야에선 삼성전자(생활가전 제외)가 작년 3분기까지 124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애플, HP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조선업종에선 현대중공업이 매출 367억달러로 일본 미쓰비시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6개의 한국 기업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에선 삼성전자(2위)와 SK하이닉스(5위), 휴대폰은 삼성전자(2위)와 LG전자(5위), 철강은 포스코(2위)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거나 아예 순위를 매기기 힘들 정도로 경쟁력이 뒤처지는 업종도 많았다. 소매유통 분야에선 롯데쇼핑이 29위, 이마트와 GS리테일은 순위권 밖이었다. 보험 분야에서도 국내 1위인 삼성생명은 세계 1위 일본우정보험과 비교해 총자산(작년 6월 기준)이 6분의 1밖에 안 됐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