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카드사…문의전화까지 유료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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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카드 정보유출“하루종일 콜센터 전화연결이 안 돼 대기하다 한 달치 무료통화를 다 썼습니다.”
고객들 분통
콜센터 24시간 운영
결제내역 문자서비스 무료
약속 해놓고 '말 바꾸기'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를 갖고 있는 직장인 A씨는 해당 카드사 콜센터에 전화를 하다 화가 치솟았다. 자신의 정보가 유출된 것을 확인하고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려고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종일 연결이 안 됐다. 더 황당한 것은 상담전화가 유료였다는 사실이었다. A씨는 “재발급 신청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상 최악의 정보유출 사태를 겪은 카드사들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결이 원활하지도 않은 콜센터 ARS(자동응답시스템)를 유료로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당초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것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 3사의 ARS가 모두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B국민카드(1588-1688, 1899-2900)와 NH농협카드(1588-1600, 1644-4000)는 각각 ARS 번호 2개를 운영 중이고 롯데카드는 1개(1588-8100)를 운영하고 있다. 모두 카드회원이 통화료를 내야 한다. 통화료는 휴대폰으로 걸었을 경우 분당 100원가량이고 유선전화로 하면 분당 13원이다.
정부 대책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은 상담 인원을 확충했지만 이날에도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10분이 지난 뒤에야 겨우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카드 3사 사장단의 기자회견 당시 발표된 콜센터를 24시간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롯데카드는 기자회견 다음날인 21일까지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콜센터를 운영했다. KB국민카드 콜센터도 20일 밤까지는 ‘지금은 영업시간이 아니니 홈페이지로 접수하라’는 안내메시지가 나왔다.
롯데카드는 고객문의를 회피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일시 차단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서버용량을 늘리기까지 했다”며 “일시적인 장애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문자메시지로 결제내역을 통보하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20일 발표도 바꿨다. 이날 카드 3사는 서비스 대상을 이미 서비스를 받고 있는 회원과 이번에 별도로 서비스를 신청하는 회원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결제내용 알림 무료 서비스를 받으려면 카드사 및 은행 영업점, 홈페이지, 콜센터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임기훈/김은정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