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윗감 급구…레즈비언 딸 꼬시면 1300억원 주겠다"

홍콩 재벌, 포상금 두 배로 올려

‘부와 미녀를 한꺼번에 얻고 싶은 남자는 지금 당장 도전하세요.’

23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홍콩의 부동산 재벌 세실 차오(77)가 자신의 딸 기기 차오(33)를 유혹해 결혼하는 남자에게 1억2000만달러(약 1300억원)의 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세실은 자신의 딸 기기가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며 2012년 60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었으나 성과가 없자 이번에 상금을 두 배로 올린 것이다. 처음 상금이 걸린 뒤 무려 2만명의 남자가 달려들었으나 아직까지 성공한 사람은 없다.

기기가 그 많은 남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것은 그가 동성애자이기 때문. 세실은 “기기에게 남자와 결혼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딸이 남자와 결혼해 손주도 낳고 회사도 물려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결국 천문학적인 상금을 내건 것도 자기 대신 임무를 완수할 남자를 찾기 위한 것.

정작 기기는 남자와 결혼할 생각이 없다. 그는 “아버지가 상금으로 아무리 많은 돈을 걸어도 그중에서 내 마음에 드는 남자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한 아버지의 간섭을 거부하고 있다. 기기는 성적 소수자 차별금지 입법을 촉구하는 로비단체 ‘빅 러브 얼라이언스(Big Love Alliance)’의 설립 멤버로 현재 동성애자의 권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상금 인상으로 기기의 동성 연인 션 이브는 몹시 화가 난 상태다. 기기는 “아버지의 행동으로 인해 션이 매우 화가 났으며 이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