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창동…의왕…올들어 아파트값 1000만 ~ 2000만원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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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값 반등세 뚜렷지난 25일 찾은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집 마련을 계획 중인 30~40대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과 서울 외곽순환도로가 가까워 맞벌이 부부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한 중개업소에서 만난 이민호 씨(45·경기 과천시 원문동)는 “작년부터 집주인의 요구로 월세 60만원(보증금 5000만원)의 보증부 월세로 살고 있는데 부담이 적지 않아 전용 59㎡ 크기의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규제 풀리고 전셋값 치솟아 매수심리 꿈틀
비수기 이례적 뜀박질…상승세 이어질 듯
올 들어 부동산 중개업소에 주택 매입 문의가 부쩍 늘었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뿐 아니라 교통이 좋은 수도권 역세권 중소형 아파트에도 발빠른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덕분에 매매 호가도 상승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거래가 활성화되고 가격 회복세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재건축·중소형 상승 주도
최근 들어 재건축 및 대단지에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진원지는 서울 개포지구와 잠실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다. 개포주공 2단지 전용 20㎡는 올 들어 최고 2000만원 정도 오른 4억5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가락시영 2차와 잠실 주공5단지도 1000만원 안팎 상승했다. 개포동 소망부동산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들은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연말 종료되는 초과이익 환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해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 강북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도 반등세가 완연하다. 전세가격 급등 속에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서다. 이 같은 관심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작년 가을보다 매매가격이 5000만원가량 올랐다”며 “세입자들이 하나둘씩 사다 보니 호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주공9단지 전용 39㎡의 경우 2억6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다 최근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철산동 B공인 관계자는 “소형 매물 위주로 매수 문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북부 의정부 호원동 우성1차와 민락동 ‘민락e편한세상’도 1주일 새 500만원 올랐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내림폭이 컸던 중대형 아파트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용 135㎡를 넘는 대형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처음으로 0.04% 상승했다.
◆설 이후 매수세 확산 기대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설 연휴 이후 거래 상황과 가격 상승 여부를 통해 올해 부동산 시장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디딤돌 대출과 공유형 모기지 등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낸 데다 1년 이상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전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집값 회복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곽창석 ERA코리아 부동산 소장은 “규제 완화로 자산가들의 투자 수요가 눈에 띄게 많아질 것”이라면서도 “미분양 가구와 신규 공급량 등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반등세는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을 중심으로 한 차례 거래가 끝난 뒤부터는 가격을 놓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현/김진수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