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네슬레 '달콤한' 커피 연합

롯데네슬레코리아 설립
커피믹스 시장 공략…유통망-브랜드 파워 보완
롯데그룹과 글로벌 식품기업인 네슬레가 합작회사를 설립해 국내 커피믹스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주도하고 있는 1조2000억원대의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롯데푸드는 한국네슬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 규모의 이 회사 지분 50%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와 네슬레는 이를 통해 지분율 50 대 50의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설립한다. 롯데네슬레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는 롯데푸드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슬레에서 각각 맡기로 했다. 롯데네슬레는 네슬레 청주공장도 운영한다.

롯데와 네슬레는 ‘커피 동맹’을 통해 두 회사 모두 고전하고 있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네슬레는 전 세계 매출만 150조원이 넘는 세계 1위 커피 기업이다. 그러나 유독 한국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네슬레는 1989년 ‘테이스터스 초이스’ 브랜드로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지만 작년 한국 시장 점유율은 3.7%에 불과하다. 1위는 동서식품으로 81.2%를 차지하고 있다.

네슬레는 특히 2010년 진출한 후발주자인 남양유업(12.6%)에도 밀려 있는 상황이다. 2011년과 2012년 연속해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은 ‘칸타타’ ‘레쓰비’ 등으로 캔커피 시장에서는 국내 1위지만, 커피믹스 시장에선 맥을 못 추고 있다. 남양유업보다 한발 앞서 2010년 7월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으나 점유율은 1%대에 그친다. 롯데와 네슬레는 이번 합작을 통해 각각 서로의 약점인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를 보완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래엠 토프트 한국네슬레 CEO는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네스카페와 유통·마케팅 능력을 갖춘 롯데의 결합은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 롯데푸드 대표는 “네슬레 청주공장에서 생산된 커피믹스 등 제품이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는 만큼 롯데푸드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