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결국 '검은 거래' 클릭

거래소 설립자·CEO 마약밀매 연루돼 체포

‘비트코인 챔피언’이라고 불리던 찰리 슈렘 비트코인 재단 부회장(24)이 미국 경찰에 체포됐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이용한 마약 밀거래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슈렘 부회장과 그의 동업자인 로버트 파이엘라(52)가 이틀 전 각각 뉴욕 JFK공항과 플로리다 자택에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슈렘은 자신이 설립한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인스턴트’의 최고경영자(CEO)였던 파이엘라와 공모해 마약 밀매가 이뤄진 비트코인 전용 온라인 쇼핑몰 ‘실크로드’ 사용자들에게 100만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체포된 슈렘 부회장은 돈세탁과 불법 송금 사업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파이엘라 CEO의 불법행위 연루 사실을 방조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슈렘 부회장을 기소한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의 프릿 바라라 검사는 “슈렘 본인도 실크로드에서 직접 대마초를 구입했다”며 “다른 전통적 화폐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역시 돈세탁이나 다른 범죄에 이용된다면 법을 집행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슈렘은 비트코인의 사용 촉진과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온 인물로 2012년 윙클보스 형제가 주도하는 윙클보스캐피털로부터 150만달러를 투자받아 비트인스턴트를 설립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며 소송을 제기해 6500만달러(약 700억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비트인스턴트는 비트코인 열풍의 발원지였으나 지난해 미국 규제당국이 비트코인 사업가들에게 돈세탁 방지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면서 문을 닫았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