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법정으로 부른 광해군일기의 '사건' 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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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반정으로 폐위된 탓에 시정(施政)기록이 ‘실록’ 아닌 ‘일기’로 불리는 ‘광해군 일기’에 등장하는 한 사건이 무려 405년의 세월이 흐른 뒤 법정에 설 전망입니다.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작만화 ‘설희’를 그려온 작가 강경옥씨가 지난해 2013년 12월부터 방영하고 있는 SBS의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대해 표절 의혹을 다시 제기하며 법적 대응 [저작권 침해소송]에 나설 방침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강씨는 2014년 1월 28일 자신 블로그에 올린 ‘최종 입장입니다’란 글을 통해 이 같이 말했는데요. 그는 글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관점을 동원해서 이기도록 노력하겠지만 혹 현재 법 규정 내에서 패소하더라도 사회적 저작권 환기의 비용으로 지출했다는 생각에서 고소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강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22일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가 똑같이 광해군 일지에 언급된 한 줄에 기인한 이야기라는 점, 주인공이 젊은 모습으로 400년 이상을 살아왔고, 어린 시절에 도와준 주인공과 몇 백년 전 얼굴이 똑같았던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에 온다는 점 등 이야기의 줄거리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표절 의혹을 제기했었지요.'별에서 온 그대'의 작가 박지은씨는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같은 역사적 사건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그는 부인했고요.
저간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해군 일기 [1608년 2월부터 1623년 3월까지 연월일 순으로 기록]에 쓰인 한 사건 기록을 ‘원천’으로 해 먼저 그려진 만화와 뒤에 나온 TV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은 “과연 베낀 건지 아닌 지” 여부가 법정에서 판가름날 상황입니다. 때문에 더 이상 “표절이다. 아니다” 논란을 이어갈 필요성도 사라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이쯤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표절시비로 법정 다툼까지 부르게 된 "광해군 일기에 등장하는 사건은 대체 어떤 내용인가?" 하는 겁니다. 그 사건은 광해군이 선조에 이어 조선의 제15대 임금으로 즉위한 이듬해인 1609년 발생한 것으로 하늘에서 생긴 이상 현상에 대한 기록입니다.
관련한 사건 내용은 4년 전 2010년 5월 과학 칼럼니스트 이성규씨가 펴내 "조선왕조실록을 과학적 시각에서 처음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은 책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살림프렌즈 출간)에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씨는 책에서 “광해군 때인 1609년 8월 25일 간성과 원주, 강릉에서 오전 10시쯤 이상한 물체가 발견됐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모양은 햇무리, 베, 호리병 등 둥글고 긴 물체와 비슷했고 지나갈 때 천지를 울리는 천둥소리가 나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고요.그는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에서 “이 물체가 유성일 지도 모른다”고 밝히면서도 “UFO (미확인비행물체)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이 대목이 만화 ‘설희’와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똑 같이 작품을 쓴 모티브라고 합니다. 이번 사태의 속 사정이 어떻든 만화나 TV드라마를 집필한 작가 모두 이 물체를 UFO에 방점을 찍어 상상력을 펼쳤다는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입니다.광해군일기를 풀은 이성규씨의 책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의 내용을 살피다 보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1주년에 가까워진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서 발생한 '대사태' 입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당시 한 운석이 공중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한 뒤 운석우를 지상으로 쏟아냈지요.
이로 인해 해당 지역 거주민 1600여명이 다치고 건물 7000여채가 부서지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과학자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이 지역에 떨어진 운석 잔해를 분석한 결과, 폭발 전 이 운석의 크기가 지름 20m, 무게 1만3000톤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이 거대 운석은 초속 20km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27km 상공에서 폭발했으며 그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0배로 분석됐다고 국제연구팀이 전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강씨는 2014년 1월 28일 자신 블로그에 올린 ‘최종 입장입니다’란 글을 통해 이 같이 말했는데요. 그는 글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관점을 동원해서 이기도록 노력하겠지만 혹 현재 법 규정 내에서 패소하더라도 사회적 저작권 환기의 비용으로 지출했다는 생각에서 고소를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강씨는 앞서 지난해 12월 22일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가 똑같이 광해군 일지에 언급된 한 줄에 기인한 이야기라는 점, 주인공이 젊은 모습으로 400년 이상을 살아왔고, 어린 시절에 도와준 주인공과 몇 백년 전 얼굴이 똑같았던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에 온다는 점 등 이야기의 줄거리가 지나치게 비슷하다는 것을 근거로 표절 의혹을 제기했었지요.'별에서 온 그대'의 작가 박지은씨는 이에 대해, 드라마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를 통해 "같은 역사적 사건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그는 부인했고요.
저간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광해군 일기 [1608년 2월부터 1623년 3월까지 연월일 순으로 기록]에 쓰인 한 사건 기록을 ‘원천’으로 해 먼저 그려진 만화와 뒤에 나온 TV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은 “과연 베낀 건지 아닌 지” 여부가 법정에서 판가름날 상황입니다. 때문에 더 이상 “표절이다. 아니다” 논란을 이어갈 필요성도 사라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이쯤에서 궁금증이 하나 생깁니다. 표절시비로 법정 다툼까지 부르게 된 "광해군 일기에 등장하는 사건은 대체 어떤 내용인가?" 하는 겁니다. 그 사건은 광해군이 선조에 이어 조선의 제15대 임금으로 즉위한 이듬해인 1609년 발생한 것으로 하늘에서 생긴 이상 현상에 대한 기록입니다.
관련한 사건 내용은 4년 전 2010년 5월 과학 칼럼니스트 이성규씨가 펴내 "조선왕조실록을 과학적 시각에서 처음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은 책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살림프렌즈 출간)에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씨는 책에서 “광해군 때인 1609년 8월 25일 간성과 원주, 강릉에서 오전 10시쯤 이상한 물체가 발견됐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소개했습니다. “그 모양은 햇무리, 베, 호리병 등 둥글고 긴 물체와 비슷했고 지나갈 때 천지를 울리는 천둥소리가 나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고요.그는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에서 “이 물체가 유성일 지도 모른다”고 밝히면서도 “UFO (미확인비행물체)일 가능성”도 함께 제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이 대목이 만화 ‘설희’와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똑 같이 작품을 쓴 모티브라고 합니다. 이번 사태의 속 사정이 어떻든 만화나 TV드라마를 집필한 작가 모두 이 물체를 UFO에 방점을 찍어 상상력을 펼쳤다는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입니다.광해군일기를 풀은 이성규씨의 책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의 내용을 살피다 보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제공합니다. 1주년에 가까워진 2013년 2월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 지역에서 발생한 '대사태' 입니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당시 한 운석이 공중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폭발한 뒤 운석우를 지상으로 쏟아냈지요.
이로 인해 해당 지역 거주민 1600여명이 다치고 건물 7000여채가 부서지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과학자를 비롯한 국제 연구팀은 최근 "이 지역에 떨어진 운석 잔해를 분석한 결과, 폭발 전 이 운석의 크기가 지름 20m, 무게 1만3000톤으로 추정됐다"고 발표했습니다.이 거대 운석은 초속 20km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27km 상공에서 폭발했으며 그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40배로 분석됐다고 국제연구팀이 전했습니다.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