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재건축 속도 낸다

조합, 상가와의 소송서 승소
매매 호가 2000만원 이상 올라

서울 동남권 초대형 재건축 아파트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상가와의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재건축 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재건축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매매 호가도 2000만원 이상 뛰었다.

29일 강동구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최근 단지 상가 스포츠센터인 월드스포피아가 낸 정비구역 변경지정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앞서 조합과 월드스포피아는 재건축 지분과 보상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둔촌주공에 대해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에 들어가자 월드스포피아 측은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정비구역 변경지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이후 건축·교통통합심의가 집행정지되는 등 사업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조합의 승소로 서울시의 건축심의도 재개될 전망이다. 조합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의 유예가 끝나는 연말까지 일반 분양 바로 직전 단계인 관리처분 인가를 받겠다는 목표다. 조합 관계자는 “소송뿐 아니라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한 최찬성 조합장도 최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앞으로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매수세도 살아나고 있다. 둔촌동 스피드공인 윤창노 대표는 “소송 이후 매매 호가가 2000만~3000만원 올랐다”며 “84㎡ 새 아파트에 추가 분담금 없이 들어갈 수 있는 1단지 58㎡(6억2000만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5930가구 규모의 둔촌주공은 단일 재건축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최고 35층으로 재건축되면 1만1055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