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툭하면 '관리종목' 지정…애물단지 된 우선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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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네트웍스·사조대림 등도 포함▶마켓인사이트 1월29일 오후 3시45분
관리종목에 들어간 부실 우선주가 기업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어 대주주에게 유리한 자금조달 창구로 쓰였다. 하지만 발행주식 수가 적어 소수 개인이 주가를 주도하거나 매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종목들은 회사의 평판을 갉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네트웍스 우선주는 4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4만원이었던 주가가 6만9900원을 찍었다. 관리종목에 들어간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4515원)의 15배를 훌쩍 넘긴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7월 부실 우선주 퇴출제도를 도입한 후 LS네트웍스 우선주는 시가총액 5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11월 관리종목에서 벗어났지만 올초 또다시 지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거래소가 올 상반기 한시적으로 발행주식 수 요건을 5만주에서 2만5000주로 강화했기 때문이다. 한솔아트원제지, 사조대림, 세우글로벌, 대구백화점, 동양철관, SH에너지화학, 한신공영 우선주도 발행주식 수 문턱에 걸려 올초 또다시 관리종목에 포함됐다. 오는 6월 말까지 발행주식 수 2만5000주를 넘기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기업들은 부실 우선주를 떨어내고 싶어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퇴출 기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증자를 통해 발행주식 수를 늘려야 하지만 주식 수가 너무 적으면 이마저도 어렵다. 한신공영 대구백화점 사조대림 세우글로벌 SH에너지화학 벽산건설 우선주는 주식 수가 5000주 안팎으로 기준치를 한참 밑돌고 있다.
한솔아트원제지 LS네트웍스 동양철관 등 주식 수가 1만~2만주대인 종목은 증자로 퇴출을 피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LS네트웍스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한솔아트원제지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현대모비스와 같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진 상장폐지를 유도하는 방안도 있지만 수십억원의 비용이 드는 부담이 있다. 동양철관 주식담당자는 “회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쉽게 결정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